용기 낸 하니의 '눈물', SNL은 꼭 그래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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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뉴진스 멤버 하니를 패러디했다가 "인종차별이다", "한 사람의 용기를 조롱했다"며 뭇매를 맞았다.
19일 방영된 < SNL 코리아 > 시즌 6 '김의성 편'에서 배우 지예은은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을 증언한 하니 역할을 연기했다.
하지만 < SNL 코리아 >가 패러디한 하니는 지나치게 어리숙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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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민 기자]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뉴진스 멤버 하니를 패러디했다가 "인종차별이다", "한 사람의 용기를 조롱했다"며 뭇매를 맞았다. 19일 방영된 < SNL 코리아 > 시즌 6 '김의성 편'에서 배우 지예은은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을 증언한 하니 역할을 연기했다.
그는 지난 6월 일본 도쿄 팬 미팅에서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커버하면서 하니가 입었던 의상을 착용했고, 베트남계 호주인인 하니의 한국어 발음을 따라 하며 어눌한 모습을 보였다.
▲ <SNL 코리아>가 패러디한 뉴진스 하니. |
ⓒ Coupangplay |
그의 발언에 국내는 물론, 외신도 반응했다. 국정 감사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모국어가 아닌데 한국어로 국정 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어린 나이에 타국에서 자기 입장을 전달하는 모습이 멋있다" 등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다.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는 "열린 소통을 촉발하는 '희망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평했고, 영국 BBC도 "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눈물로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 SNL 코리아 >가 패러디한 하니는 지나치게 어리숙해 보였다. 또 국감 현장을 '팬 미팅'처럼 연출했다. 패러디 영상 속 하니는 지난 6월 화제에 오른 '푸른 산호초' 무대 의상을 입은 채 귀여운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하고 어눌한 발음으로 "저가(제가) 너무 슬펐습니다"고 말했다. 진중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국감에 임했던 실제 하니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느껴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피해자로 증언한 하니를 희화화하는 건 약자에 대한 조롱", "외국인의 발음을 조롱하는 건 인종 차별", "하니의 용기를 깎아내리는 행위"라며 격한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팬들은 SNS상에서 '#SNL코리아_하니에게_사과해'라며 사과를 요구하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다.
▲ 'SNL 코리아'는 지난 19일 공개된 시즌6 8회에서 최근 화제가 된 하니의 국정감사 참고인 조사 장면을 다뤘다. |
ⓒ 쿠팡플레이 |
동시에 SNS 등에서는 하니의 '팜국어'를 두고 이를 '귀여워만'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이중국적인 하니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과 억양을 귀여워하는 것이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다. 누구라도 외국어를 구사할 때는 완벽한 발음이 어렵다. 하니 역시 '한국어'가 그의 모국어가 아닌 만큼 일부 발음이 어설플 수도 표현이 틀릴 수도 있다. 이런 실수를 웃음거리로 소모하거나 '귀엽다'는 이미지와 연결한다면 외국인인 하니를 존중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기에 < SNL 코리아 > 제작진이 국감에 출연한 하니의 한국어 발음을 귀여운 '팜국어'로 재현한 부분이 아쉽다. 게다가 하니는 자신이 겪은 괴롭힘을 증언하기 위해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이는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행위이자 낯선 타국에서 만 20세가 보여준 최선의 용기로 보였다.
그런데도 < SNL 코리아 >는 '아이돌' 노동자를 부당하게 대우하는 업계와 사회적 허점을 짚는 것 보다 '아이돌'의 일부 발언 그 자체만을 다뤘다. < SNL 코리아 >는 조롱과 풍자의 차이를 점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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