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11) 하루 15시간 일에만 몰두… 열심히 일한 노력 인정받아

김동규 2024. 10. 2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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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졸업하기 두 달 전부터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회사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일을 시작하기를 원했다.

그러자 사장은 "회사에서 오버타임도 주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일했는가" 하고 말했다.

"저는 이 회사에 프로그래머로 고용됐습니다. 제 의무를 다하기 위해 매일 15시간씩 일해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그 일을 충분히 한다고 생각합니다. 3만 달러로 올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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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고
저녁 먹고 자정까지 두 배 이상 근무
6개월 후 면담 통해 연봉 인상 받고
4년 후엔 8만 달러까지 크게 인상
김진수 긱섬 대표가 아들과 함께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다. 김 대표 제공


나는 졸업하기 두 달 전부터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회사는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일을 시작하기를 원했다. 나도 그랬다. 무엇보다 내게는 가족을 부양할 직장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하루 3시간씩 운전하며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학교에 가는 바쁜 시간이었다. 학교에 도착하면 피곤한 탓에 강의가 귀에 들어오지 않고 졸기 일쑤였다.

석사과정을 마침과 동시에 나는 직장 부근에 침실 하나와 부엌과 거실이 붙은 스튜디오에서 월세를 살기 시작했다. 일에 몰두했다. 아침 7시에 출근해 저녁 6시에 퇴근한 뒤 저녁 8시에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밤 12시까지 일했다. 토요일도 없었다. 하루 15시간, 주당 일반인보다 두 배 이상을 일했다. 이런 생활을 거의 2년간 계속했다.

내 연봉은 2만 5000달러에서 시작했다. 당시 석사 학위 소지자치고는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우선순위는 봉급이 아니라 직장이었다. 능력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라도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먼저 필요했다. 그리고 6개월 후 봉급을 재조정한다는 조건으로 입사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주는 봉급보다 훨씬 많이 일했다. 6개월이 지난 후 봉급 재조정 협상에서 매니저는 사장에게 내 연봉을 3만 달러로 인상해줄 것을 건의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는 내게 사장과의 직접 면담을 통해 연봉 인상을 요청해보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매니저의 권유대로 나는 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연봉 3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사장은 그 중간선인 2만 8000달러로 제안했다. 나는 사장에게 “사장님은 제가 왜 그동안 매일 15시간씩 일한 줄 아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사장은 “회사에서 오버타임도 주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일했는가” 하고 말했다.

“저는 이 회사에 프로그래머로 고용됐습니다. 제 의무를 다하기 위해 매일 15시간씩 일해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그 일을 충분히 한다고 생각합니다. 3만 달러로 올려주십시오.”

사장은 한참 동안 생각하더니 연봉을 3만1000달러로 인상해 주고 6개월 후 다시 봉급 조정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열심히 일한 노력의 결과는 매년 봉급 인상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4년 후에는 8만 달러가 됐다.

많은 사람이 회사에서 주는 봉급 이상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아마 손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회사도 일한 것 이상 봉급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회사도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더 많은 봉급을 받기 원한다면 봉급 받는 만큼만 일해서도 안 된다. 먼저 손해를 보지 않고 처음부터 이익을 보는 것은 없다.

또한 많은 사람이 회사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가지려고 한다. 그러나 나처럼 뒷배경 없이 불균형하게 시작한 사람에게는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하다. 누군가가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이 균형을 유지하려고 하면 안 된다. 만약 그런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개인의 삶을 희생하면서 성공하는 사람들에게 공평하지 못하다. 회사 일에 치우친 나의 삶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분명히 없었을 것이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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