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자택 드론 습격 하루 만에…이, 헤즈볼라 보복 공습

백일현, 박현준 2024. 10. 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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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티레 시내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 모두 무력 대결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신와르의 죽음을 계기로 휴전을 이끌려던 미국의 기대와는 딴판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자택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고, 가자지구와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지는 등 중동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현지시간) 이스라엘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자택이 레바논에서 날아온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총리 부부는 이곳에 없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드론 3대가 날아왔는데 2대는 격추했고, 1대가 카이사레아 건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공습 직후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 나와 내 아내를 암살하려 한 이란의 대리 세력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란과 악의 축 파트너들에게 이스라엘인을 해치려는 자는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2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정보사령부와 지하 무기시설을 공습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6일 파괴된 건물 내 소파에 앉아 있는 신와르. 신와르는 이날 이스라엘군에 피살됐다. [AP=연합뉴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19일 성명에서 “그(신와르)의 죽음은 저항의 축에 분명 고통스럽다”면서도 “그의 죽음이 저항의 축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고 하마스는 계속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 가자지구 2인자 칼릴 알하이야는 전날 방송 연설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에서 철수하고 교도소에 갇힌 우리 죄수들을 석방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인 인질들은 석방되지 않을 것”이라며 “신와르의 죽음은 (하마스를) 강화하는 데에만 기여하고 점령자들은 곧 그를 죽인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와르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라고 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전쟁을 끝낼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중동 해법을 찾기 위해 22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다.

신와르의 소지품. 4만 세켈(약 1500 만원)의 현금과 멘토스 등이 보인다. [사진 이스라엘 와이넷 캡처]

이스라엘은 미국 대선(11월 5일) 전 중동질서 재편을 노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미국의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최대한 피해를 줘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완충지대’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차준홍 기자

이스라엘은 신와르의 죽음과 관련된 영상과 사진을 공개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이는 신와르가 최후까지 결사 항전한 영상이 퍼지며 그를 영웅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데 따른 조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 “수개월간 이스라엘은 신와르가 가자지구의 안전한 땅굴에 숨어 지낸다고 선전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전투복 차림의 그가 한 손에 부상을 입은 채 다른 손으로 나무토막을 던지며 끝까지 저항하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중엔 4만 세켈(약 1500만원)의 현금과 멘토스 사탕 등 신와르의 소지품 사진도 들어 있다. 이스라엘 측은 손가락이 잘린 신와르 시신 사진을 인쇄해 가자지구 남부에 살포하기도 했다. 또 신와르의 아내 모습이 찍힌 땅굴 방범카메라 영상을 제시하면서 그의 아내가 3만2000달러(약 44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인 에르메스 버킨백을 들고 피신했다고 주장했다.

백일현·박현준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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