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가속화...청년·노년층 햇살론 대출 급증 [국회 방청석]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4. 10. 19.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년간 대출 공급액·건수 모두 폭증
20대 이하 대위변제액 5년 새 4.4배
“경제적 자립 근본 대책 마련해야”
한 시중은행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게시한 햇살론 대출상품 안내문. (매경DB)
서민 전용 대출상품인 ‘햇살론’ 공급액과 대위변제액이 20대 이하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불안정한 사회초년생과 은퇴 세대의 대출 증가는 자칫 빈곤의 가속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햇살론 대출 공급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햇살론15·17(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현재 햇살론17은 운영 종료)의 공급액은 2019년 3807억원(5만2682건)에서 지난해 1조3086억원(13만8621건)으로 243.7% 증가했다. 근로자 햇살론은 같은 기간 3조272억원(29만2672건)에서 3조4342억원(34만6038건)으로 13.4% 늘었다. 햇살론유스도 2020년 2234억원(5만7868건)에서 지난해 3016억원(10만6533건)으로 35%로 상승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이하와 60대 이상의 햇살론 대출 공급액이 빠르게 증가했다. 20대 이하 햇살론 대출은 2019년 8417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조3749억원으로 1.63배 증가했다. 60대 이상의 대출 공급액도 2019년 1881억원에서 지난해 3603억원으로 1.91배 증가했다.

대출액이 급증한 만큼 공급 건수도 덩달아 늘었다. 20대의 햇살론 공급 건수는 2019년 9만2242건에서 지난해 22만2660건으로 2.41배 늘었다. 이 기간 60대 이상 공급 건수도 1만9329건에서 3만3104건으로 1.71배 증가했다.

최근 5년간(2019년~2024년 6월 말) 햇살론 총 공급액 (연령별). (김남근 의원실)
문제는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정부가 대신 빚을 갚아주는 대위변제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햇살론 대출 대위변제율’을 보면 2020년 5.5%였던 햇살론15·17의 대위변제율은 지난해 21.3%를 넘겼고, 올해 상반기엔 24.6%로 4배 이상 급증했다. 근로자 햇살론 대위변제율은 2019년 10.2%에서 올 상반기 12.7%로 치솟았다. 햇살론유스는 2020년 0.2%에서 올해 상반기 11.3%로 급증했다.

대출 공급액과 마찬가지로 대위변제액에서도 20대와 60대 상승폭이 컸다. 20대 이하는 2019년 1042억원에서 지난해 4628억원으로 약 4.44배, 같은 기간 60대 이상은 158억원에서 818억원으로 약 5.18배 증가했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저소득·저신용 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햇살론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려 악순환의 굴레에서 빼내기 위한 보루다. 지원받을 수 있는 대상은 햇살론 상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개인신용평점 하위 20% 이하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거나, 연소득 3500만원 이하면 최대 3000만원을 빌려준다. 햇살론 대출이 늘어난 것은 경기 악화로 빚을 내는 서민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남근 의원은 “사회에 자리 잡지 못한 20대 이하와 이미 퇴직한 60대 이상의 햇살론 대출과 대위변제발생액의 증가는 불안정한 국가복지체계의 불편한 결과물”이라며 “정부와 금융당국은 햇살론 확대 등 일시적 재정 지원 정책도 중요하지만 두터운 사회 안전망 구축, 적극적인 채무 조정처럼 이들이 채무에 의지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