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도시’ 속 예수] 성경 읽기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2024. 10. 19.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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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나는 1960~70년대 전형적인 복음주의 교회에서 자랐다. 성경을 믿고 복음을 전파하며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교단과도 연결된 교회였다. 하지만 설교 본문이 된 몇 구절을 제외하고는 교회 예배 중에 성경을 낭독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없다. 이런 모습은 이웃 교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무렵 복음주의 교회들은 교회 예배에서 많은 분량의 성경 읽기를 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오늘날 전형적인 복음주의 교회의 특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영국 브리스톨 성공회 신학대학인 트리니티칼리지에서 2년을 보냈다. 그 기간 예전적 교회나 비예전적 교회, 진보 교회나 보수 교회 등 성공회에 속한 수많은 지역 교회의 예배에 참석해 보았다. 그 교회들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바로 기도서와 연간 일정표에 따른 성경 읽기였다. 구약과 신약의 서신서, 복음서, 시편 등 모든 성경이 다 포함돼 있었다.

대체로 미국 복음주의자들은 공적 예배에서 많은 분량의 성경을 읽지 않는다. 성공회 신자 중 일부는 자유주의적 회의론자이며 성경의 무오성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참으로 아이러니이다. 왜 복음주의 교회는 많은 분량의 성경 읽기를 하지 않을까. 나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예배 시간에 찬양하고 말씀을 전하고 광고나 가벼운 대화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공적 예배에 많은 분량의 성경을 읽는 것은 매우 지루한 일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성경을 믿고 성경의 무오성을 옹호하는 복음주의 교회는 단순한 성경 읽기가 공적 예배에서 그 자리를 차지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J C 라일을 포함해 이 단순한 공적 성경 읽기로 변화된 사람들의 예를 제시했다. 그러나 복음주의자들에게 성경 읽기를 통해 변화된, 이야기식 간증이 필요한 건 아니다. 성경 자체가 우리에게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음”으로 믿음에 이르고 하나님의 말씀의 신령한 젖으로 자라며, 하나님 말씀의 진리로 거룩하게 되고 말씀이 우리를 세워 영원한 기업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진리의 말씀으로 끊임없이 열매를 맺으며 자라나게 하고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운동력이 있고 좌우에 날 선 검보다 예리하며, 복음은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증언한다.

나에게 전환점은 폭풍우가 몰아치던 1977년 가을밤이었다. 그때 나는 트리니티 학생들 몇 명과 함께 브리스톨 다운스를 가로질러 보수적인 성공회 교회의 하나인 세인트메리레드클립교회로 걸어갔다. 예배 중간쯤 한 남자 성도가 일어나 구약의 이사야 말씀을 낭독했다. 그는 그 말씀을 천천히, 주의 깊게, 그리고 강조하며 읽었다. 효과는 강력했다.

그러자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이 생겼다. ‘복음주의 교회에서는 왜 확장된 거룩한 독서를 지속하지 않는가.’ 물론 성경 읽기는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예배의 모든 요소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성경을 잘 읽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읽는 사람은 이해와 뉘앙스를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성경 본문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회중을 지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는 구차한 변명이다.

우리가 성경이 스스로 증거한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교회의 공적 예배에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성경 읽기를 소홀히 할 수 없다. 성경 읽기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그 자매 고백서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규정된 예배의 필수 요소로 확인된 5개 항목 중 하나이다.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공적 예배에 관한 지침서인 ‘예배 모범’은 두 차례의 주일 예배에서 모두 구약과 신약 성경에서 각각 한 장씩을 읽도록 권하고 있다. 공적 예배에서 적어도 성경을 한 장씩 읽는 방식은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좋은 출발이 될 것이다.

테리 존슨
◇테리 존슨은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 인디펜던트장로교회 담임 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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