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서 어른들 울린 다음세대 ‘구호’ 영상 100만 화제
“분당우리 중고등부 청소년들! 하나둘 셋 넷 왕의 자녀 되기 위해 교복을 입었소! 내 이름을 우리 청소년 찬양하러 왔다네! 세상 향하여 믿음으로 헤쳐나간다! 백날 굴려봐라! 우리들은 죽지 않는다! 자는 자여 어찜이뇨! 내 말 들리느냐! 사랑은 지지 않네! 거룩한 다음 세대! 왕의 자녀 배지 달고 본향으로 돌아가겠소! 마귀들의 유혹에도 성령으로 이겨보겠소! 살아만 있어다오! 우리가 간다! 교회여 일어나라! 분당 우리 청소년! ”
다음세대의 결연한 믿음의 고백이 담긴 구호 영상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 교회의 희망을 엿볼 수 있어 감동과 기쁨을 준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분당우리교회에서는 ‘사랑은 절대 지지 않네’라는 주제로 특별 새벽기도회가 열렸다. 특새 마지막 날 중고등부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특송으로 ‘주를 앙망하는 자’와 ‘새 술을 부어주소서’를 합창했다.
자신의 연약함을 깨뜨리고 새로운 결단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의 표현이었을까. 찬양을 부르며 아이들은 ‘교만’ ‘분노’ ‘거짓말’ ‘불순종’ ‘게으름’이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부쉈다.
찬양이 끝나자 교복을 입고 ‘선도’ 완장을 찬 허현(39) 부목사가 호루라기를 불었다. 신호에 따라 신호에 따라 아이들은 왼팔로 어깨동무를 하고 오른손 주먹을 쥐며 구호를 외쳤다.
“세상 향하여 믿음으로 헤쳐나간다! 백날 굴려봐라! 우리들은 죽지 않는다! 자는 자여 어찜이뇨! 내 말 들리느냐! 사랑은 지지 않네! 거룩한 다음 세대! 왕의 자녀 배지 달고 본향으로 돌아가겠소! 마귀들의 유혹에도 성령으로 이겨보겠소! 살아만 있어다오! 우리가 간다! 교회여 일어나라!”
이 구호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믿음으로 나아가려는 다음세대의 굳건한 결단이자 신앙의 선포였다. 아이들의 결연한 표정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확신과 세상의 유혹 속에서도 주님만을 의지하며 승리하겠다는 굳은 결의와 믿음의 고백이 느껴진다.
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현재 조회수 110만 회를 기록 중이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일어나라 청소년들이여!” “너무 감동적이어서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난다” “이 고백을 수십 번 반복해서 듣고 있다” “다음 세대의 깨어있는 열정이 정말 보기 좋다”는 같은 반응을 보였다.
분당우리교회 주일학교 디렉터이자 6년 동안 중등부를 담당한 허현 부목사는 18일 “이런 뜨거운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많은 연락과 관심을 받게돼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영상에 응원의 댓글이 많이 달리는 것을 보며 하나님께서 우리의 작은 움직임도 놀랍게 사용하심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 구호를 외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허 목사는 “특별새벽부흥회는 온 성도가 참여하는 영적 축제로 하나님께 올려드릴 중고등부 특송 곡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SNS에서 해난구조대(SSU) 70기 수료식 영상을 보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SSU대원들이 발을 맞추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힘 있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의 위기와 어려움을 말하지만 청소년들의 고백을 통해 소망이 있음을 전하고 어른들이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하고 응원해 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영감을 준 70기 SSU 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구호 제안에 학생들은 낯설고 어색해했지만, 허 목사는 “이 가사를 만든 이유와 ‘하나님 나라의 정체성을 가진 왕의 자녀’임을 계속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상 속 학생들의 교복 왼쪽 가슴에는 ‘왕의 자녀’ 배지가 달려있는데 이 배지는 매년 3월 새 학기 전에 교복을 입고 와 하나님의 자녀임을 기억하게 하도록 부모님이나 교회 선생님이 기도하며 달아준다. ‘왕의 자녀’는 우리 교회 청소년 부서의 중요한 정체성으로 아이들이 이 고백 구호를 통해 선포하길 원했다”며 “이 구호를 통해 하나님께 신앙을 고백하며 학교나 학원 등 일상 속에서도 그 정체성을 잊지 않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허 목사는 사범대를 졸업 후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2014년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목회자로서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세월호 사건을 보며 교사로서 큰 침통함을 느꼈다. 어느 날 교제하던 선교사님과 통화 중, 그분이 ‘한국교회가 침몰하는 세월호와 같다’고 말씀하셨을 때 깊은 충격을 받았다. 교사로서의 사역이 제게 잘 맞고 보람도 컸지만 한국교회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남은 생을 단 한 명의 영혼이라도 건지는 일에 바쳐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순간이 제 소명이자 신앙 고백이 됐고 이후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게 됐고 사역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전문 사역자로서 느낀 이 시대 학생들에게 필요한 위로와 격려는 무엇일까.
허 목사는 “사역을 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 청소년들이 정말 소중하고 존귀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른들이 이들을 어떻게 이끌고 지원하며 어떤 환경을 조성해 주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다음세대 아이들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예쁘고 존귀하게 바라봐줬으면 한다. 또한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에게 가장 주고 싶어 하시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관점에서 말씀을 가르쳐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허 목사는 “우리 아이들이 교회를 사랑하고 또 한국교회의 미래가 될 수 있는 그러한 건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또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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