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분기 4.6% 성장…경기 회복 둔화에 연간 목표 달성 비상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대’ 달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3분기 중국 경제가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더디게 성장하면서다. 시장은 중국 정부가 '5% 성장'을 사수하기 위해 꺼내들 강력한 경기부양 카드에 관심이 높다.
18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3조2910억위안(약 635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4.5%)를 소폭 웃돌았지만, 2023년 1분기(4.5%) 이후 가장 낮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3분기 4.9%, 4분기 5.2%, 그리고 올해 1분기 5.3%로 성장세를 이어오다, 올해 2분기엔 4.7%로 성장세가 꺾였다. 1~3분기까지 성장률은 4.8%로 집계됐는데, 4분기 성장률이 5%를 상회하지 않는다면 연간 성장률 목표치(5% 안팎)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평가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경기 등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쌓인 지방정부 부채 문제, 미ㆍ중 갈등으로 인한 대외적인 여건 악화 등도 시름을 더하는 요소다.
3분기 성장률이 둔화한 것도 경제의 근간인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된 영향이 크다. 1~9월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1%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중국의 지난달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8% 하락했다. 2015년 5월 이후 하락 폭이 가장 큰 데다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하지만 중국 국가통계국은 “1∼3분기에는 복잡하고 준엄한 외부 환경과 국내 경제 운영상의 새로운 상황, 새로운 문제를 맞아 거시 조절 강도 강화와 국내 수요 확대, 증량정책(확장적 재정정책) 도입 등을 했다”며 “9월에는 여러 생산ㆍ수요 지표가 호전됐고 시장 기대가 개선돼 경제 호전을 이끄는 긍정적 요인이 늘었다”고 자평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9월 지표는 조금이나마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 특히 소비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가 1년 전보다 3.2%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2.5%)를 웃돈 것은 물론, 소매판매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이 3%대로 올라선 것은 5월(3.7%)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낙관적이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부동산 침체 장기화와 소비 약화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책 결정권자들에 대한 추가 부양책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2023년 3월 이후 가장 느린 성장세”라며 “연간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관심은 중국 정부가 추가로 꺼낼 강력한 경기부양 ‘카드’로 옮겨갔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경기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돈을 풀고 있다. 지난달 24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낮춰 1조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동시에 정책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통화정책 완화 패키지’를 선보인 게 시작이었다.
이뿐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부진한 3분기 GDP 성적표가 나오자마자, 사실상의 기준금리를 낮춰 시중 유동성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18일 ‘2024 금융가 포럼’ 연설을 통해 “오늘(18일)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를 발표함에 따라 21일 발표할 대출우대금리(LPR)도 0.2~0.2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PR은 중국의 금융기관이 기업ㆍ가계대출의 기준으로 삼아 ‘사실상의 기준금리’ 성격을 띤다.
시장에선 이달 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에서 추가적인 부양책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류상시 재정과학연구원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절벽에서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며 “중국 내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10조위안(약 1926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조위안(약 770조원) 가량의 부양책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를 뛰어넘는 수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에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현재 경로를 유지할 경우 중기적으로 성장률이 4%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 의존형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내수 경제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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