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끌고, 에르난데스 밀고…'벼랑 끝' LG 기사회생

배영은 2024. 10. 1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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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영웅' 임찬규(32)가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포스트시즌에 다시 숨을 불어넣었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투수 임찬규와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무실점 계투를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대구에서 열린 원정 1·2차전을 모두 내줘 탈락 위기에 몰렸던 LG는 천신만고 끝에 첫 승을 따내면서 1승 2패로 기사회생했다.

두 팀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LG는 디트릭 엔스, 삼성은 데니 레예스를 선발 투수로 각각 예고했다.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호투한 뒤 마운드를 내려온 임찬규가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찬규는 올가을 LG의 선발 마운드를 이끄는 실질적 에이스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그랬다. 그는 먼저 1패를 안고 치른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잘 던져 시리즈의 균형을 1승 1패로 맞췄다. 또 2승 2패로 맞선 5차전 끝장 승부에선 6이닝을 1실점으로 역투해 LG를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었다. 가을야구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2승을 챙긴 임찬규가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배경이다.

이날은 어깨가 더 무거웠다. 임찬규는 '1패'가 곧 탈락으로 이어지는 벼랑 끝 승부에서 다시 LG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난이도가 한 단계 더 높아졌지만, 임찬규는 오히려 더 강했다. 초반부터 일사천리로 아웃카운트를 쌓아 올렸다. 첫 3이닝 동안 임찬규가 허용한 출루는 3회 2사 후 류지혁에게 맞은 좌전 안타 하나가 전부였다.

유일한 실점 위기는 4회 2사 1·3루였다. 1사 후 윤정빈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2사 후 박병호에게 다시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잠시 흔들렸지만, 그래도 무너지진 않았다. 임찬규는 삼성 베테랑 타자 강민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위기를 벗어났다. 5회 2사 후엔 류지혁에게 첫 볼넷을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 김지찬을 초구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경기 초반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쳐 고전하던 LG 타선은 결국 5회 1사 1·3루에서 나온 홍창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어렵게 결승점을 뽑았다.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역투하는 임찬규. 연합뉴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선두타자 김헌곤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에르난데스에게 공을 넘겼다. 1루 쪽 관중석을 가득 메운 LG 팬들은 임찬규의 이름을 목놓아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임찬규가 포스트시즌에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잘 했다"며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투수로서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 피칭 디자인을 잘 하고,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지를 알고, 루틴을 만드는 방법도 깨달은 것 같다.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흐뭇해했다.

17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역투한 뒤 환호하는 에르난데스. 뉴스1


그 뒤를 이어받은 에르난데스도 남은 3과 3분의 2이닝을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살얼음판 같은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5경기에 '개근'했던 준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이날까지 포스트시즌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승리의 '선봉장' 임찬규와 '수호신' 에르난데스가 기분 좋은 팀 완봉승으로 LG의 플레이오프 첫 승리를 합작했다.

LG 김현수는 홍성흔(109경기)과 박진만(104경기) 삼성 감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포스트시즌 통산 100경기에 출장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배영은·김효경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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