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영웅'으로 거듭난 임찬규…환호가 잠실을 덮었다
임찬규(32)가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가을에 다시 숨을 불어넣었다.
임찬규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동안 공 84개를 던지면서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그는 LG가 1-0으로 앞선 6회 1사 후 두 번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루 쪽 관중석을 가득 메운 LG 팬들은 그의 이름을 목놓아 외치며 환호를 보냈다.
임찬규는 이날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LG는 대구에서 열린 원정 1·2차전을 모두 패하고 잠실로 돌아왔다. 이제 1패는 곧 '탈락'을 의미한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임찬규가 수세에 몰린 LG의 마지막 보루였다.
임찬규는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5와 3분의 1이닝 1자책점)과 5차전(6이닝 1실점)에서 잇달아 호투했다. 팀의 운명이 걸린 경기에서 중압감을 이겨내고 2승을 챙겨 '빅게임 피처'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난이도가 한 단계 더 높아진 이 날도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첫 3이닝 동안 임찬규가 삼성 타자를 출루시킨 건 3회 초 2사 후 류지혁에게 맞은 안타 하나가 전부였다.
유일한 위기는 4회 초였다. 1사 후 윤정빈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고, 2사 후 박병호에게 다시 우중간 안타를 맞아 1·3루에 몰렸다. 임찬규는 삼성 베테랑 타자 강민호를 침착하게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결국 실점을 막았다.
5회 초도 일사천리. 2사 후 류지혁에게 첫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다음 타자 김지찬을 초구에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6회 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선두타자 김헌곤을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시킨 뒤 에르난데스에게 무사히 배턴을 넘겼다. 임찬규가 LG의 새로운 '가을 영웅'으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었다.
배영은·김효경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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