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뒤 김건희 맹공한 한동훈…용산 "내부 분열, 뭘 얻으려 하나"

박태인, 오욱진 2024. 10. 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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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후 강원 강릉시 포남동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한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6일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2곳의 기초자치단체에서 이긴 것에 대해 17일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여권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충돌의 예고편 같다”는 말이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4+1개혁(연금·의료·교육·노동+저출생)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는 민의라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바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족’을 언급했지만, 국정기조 유지에 방점이 찍힌 메시지였다. 윤 대통령도 이날 오후 강원도 강릉에서 개최된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대한민국과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해 개혁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많은 저항이 있고 어려움이 있지만 4대 개혁은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심이 두렵다. 김건희 여사가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김 여사와 관련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검찰의 김 여사 도치이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무혐의 처분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런 한 대표의 발언에 “입장이 없다”며 공식 대응을 자제했다. 하지만 참모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들끓었다. 선거 기간 김 여사를 겨냥한 한 대표의 공세에 침묵하고, 윤 대통령과의 면담 계획까지 언론에 알리며 협조를 했음에도 오히려 한 대표가 김 여사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해 발언을 하기에 앞서 목을 축이고 있다. 연합뉴스


내주 초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이 협의 중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만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판을 깨려는 것 같다”는 불쾌감도 드러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가 무엇을 얻기 위해 이러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더는 내부 분열을 일으키는 언행과 행보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번 재보궐 선거는 야당은 탄핵, 한 대표는 대통령 부부를 공격하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보수 궤멸의 위기를 느끼고 투표장에 나온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보수의 민심을 거스르는 건 한 대표라는 취지였다.

대통령실은 그럼에도 일단 내주 초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설령 윤 대통령과 한 대표와 정치적 현안을 두고 충돌하거나, 회동에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더라도 당 대표와의 만남 자체는 필요하다는 참모들의 의견을 윤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한다. 날짜는 21일이나 22일이 유력하다.

지난 9일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했던 김건희 여사가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라오스측 인사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구체적인 만남의 형식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은 미묘하게 갈린다. 한 대표 측은 담판을 전제로 독대라는 표현을, 용산 측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배석할 수 있는 면담이라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아직 윤 대통령이 회동의 날짜와 형식 모두 결심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내주 회동을 계기로 더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사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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