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지원부담' SK이노베이션, BNK증권서 1700억 조달
SK온 유상증자에 투자자 원금보장 측면 지원
미국 합작법인 자금 대여 등 해외투자 지속
SK그룹 석유·화학·배터리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을 앞두고 증권사 주관 대출 유동화 방식으로 1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합병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입금 만기와 운영자금 소요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SK온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데 신주 투자자의 원리금을 보장해 주는 등 SK온에 대한 재무적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BNK투자증권 주관으로 1700억원 규모의 11개월 만기 대출을 받았다. 주관사가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 SK이노베이션에 대출을 해 주고 SPC가 대출채권을 기초자산(담보 성격)으로 유동화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1020억원을 우선 인출해 사용하고 나머지 700억원을 필요할 때 추가 인출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이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하반기에 1조10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로 여러 대안 자금조달 수단을 활용해 왔다. 최근에는 기업어음(CP)을 발행하기 위해 단기신용등급도 A1등급으로 받았다. 조만간 CP 발행에 나설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CP 발행 잔액은 현재 없는 상태다. 자금시장 관계자는 "SK그룹 계열사들이 CP 발행을 늘리는 등 단기자금 조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등 정유·화학 부문 계열사들은 회사채 대안으로 당좌수표와 기업 구매전용카드(신용카드) 매출채권 등을 유동화해 자금을 확보해 왔다. 당좌수표 유동화는 금융회사에 일종이 마이너스(-) 계좌인 당좌를 개설하고, 계좌를 통해 발행된 당좌수표를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구매전용카드 유동화는 신용카드사가 SK이노베이션에 카드 한도를 부여하고, 카드사가 카드 매출채권을 유동화해 자금을 회수한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에 대한 재무적 지원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SK온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데에도 측면 지원에 나섰다. 유상증자로 SK온 신주를 취득하는 투자자들에게 신주 인수 자금 용도로 빌린 차입금의 원리금 상환을 보장했다. SK온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27조원을 밑돌면 차액을 정산해 주겠다는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대신 SK온 기업가치가 27조원을 넘어서면 차익은 SK이노베이션 몫이 된다. 형식상 SK온에 외부 투자자를 유치한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이 SK온이 발행하는 신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유상증자에 참여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직접 자금을 빌려 유상증자에 참여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커서 우회로를 활용해 자금 지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PRS 계약으로 현금 부담 없이 1조원의 자금을 SK온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면서 "대신 PRS 계약에 대한 원리금 보장 부담(우발채무)을 떠안았다"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블루오벌SK가 추진하는 7779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SK배터리아메리카에 5556억원을 대여했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포드와의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으로, 블루오벌SK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블루오벌SK에 대한 최초 출자 이후에 투자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 전 불확실성으로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더라도 미국 배터리 법인에 대한 투자(Capex) 등 SK온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한 다른 자금조달 수단을 활용해 유동성을 계속 확보하고 있다"면서 "SK E&S와의 합병 이후에는 공모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단기 자금조달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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