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수치 정상이어도 ‘이 상태’ 해당하면… 간암 위험 8배 ↑

최지우 기자 2024. 10. 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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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은 간암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는 "향후 이 모델을 활용하면 개별 B형간염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며 그동안 근거가 부족해 치료 사각지대에 놓였던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게도 항바이러스제 치료 급여가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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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수치가 정상이고 간경화가 없어도 혈액 내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위험 구간에 있으면 간암 발생 위험이 최대 여덟 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서울아산병원 제공
B형간염은 간암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행히 간암 발생을 절반가량 줄여주는 안전한 항바이러스제가 나와 있지만, 현재로서는 간수치가 크게 상승했거나 간경화로 진행된 경우에 한해서만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간수치가 정상이고 간경화가 없어도 혈액 내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위험 구간에 있으면 간암 발생 위험이 최대 여덟 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간암 발생 위험이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비례해 선형적으로 증가하며 간암 치료를 시작하면 바이러스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간염 바이러스 수치와 간암 발생 간 큰 연관이 없다고 여겨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팀이 간수치가 정상범위에 해당되고 간경화가 없는 국내 B형간염 환자가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간 수준(혈액 1mL당 1백만 단위·6log10 IU/mL)일 때 간암 발병 위험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게다가 이 환자들은 장기간의 간염 치료에도 간암 발생 위험도가 절반 정도만 낮아져 여전히 발생 위험도가 가장 높았다.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간 수준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질수록 간암 발생 위험은 점진적으로 감소해 간염 바이러스 수치와 간암 발생 위험이 비선형적인 포물선 관계를 그렸다.

이에 따라 간암 위험도를 낮게 유지하려면 B형간염 치료 개시 기준을 혈중 바이러스 수치만을 기준으로 단순화하고 조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

연구팀은 대규모의 다국적 환자를 대상으로 외부 검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간수치 상승이나 간경화가 없는 B형간염 환자 6949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간암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모델 ‘reREACH-B · Revised REACH-B’를 개발했다. 이 모델에는 환자의 혈중 바이러스 수치 외에 연령, 성별, 혈소판 수, 간수치, B형간염 항원 양성 여부 등 여섯 개의 간암 발생 주요 지표가 포함된다.

이후 대만, 홍콩, 한국에서 동일한 조건의 만성 B형간염 환자 7429명을 대상으로 외부 검증을 실시했다. 평균 10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간암 발생은 국내 환자군 435건, 다국적 환자군 467건이었다. 간암 발생 위험도는 두 환자군 모두에서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1백만 단위(6 log10 IU/mL) 정도일 때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는 “간암은 국내 중년 암 사망률 1위로 매년 1만2000여 명의 환자를 발생시켜 가정과 사회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하지만 간암의 주원인인 B형간염의 치료기준이 엄격하다보니 간염 환자의 20%만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연구팀은 현행 B형간염 치료기준을 만족하지 못하지만 간암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고자 간암 발생의 주요 지표를 반영해 예측 모델을 개발했으며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이 모델을 활용하면 개별 B형간염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며 그동안 근거가 부족해 치료 사각지대에 놓였던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게도 항바이러스제 치료 급여가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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