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분의 아이들세상] 말 안 듣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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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S는 부모님 말씀을 안 듣는다.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기는커녕 이렇게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
S의 경우에 적용해본다면 먼저 아이의 화난 감정을 알아차리고 '지금은 엄마랑 외출하기보다는 종이접기를 더 하고 싶구나, 그래서 화가 나고 슬픈가 보네' 이런 작은 말 한마디에 S는 엄마에게 마음을 열고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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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S는 부모님 말씀을 안 듣는다. 종이접기와 스마트 폰 게임을 좋아하는 데 이것에 빠져 있으면,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가족이 외출하려 해도 이것에 빠져 있으면 중단할 줄을 모른다. 재촉하면 소리를 지르며 “왜 거기에 가야 해?” “내 마음이야, 간섭하지 마”라며 울고불고 소리를 지른다.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기는커녕 이렇게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 부모는 자신을 아이가 무시하며,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당황하고 화를 내게 된다. 집안의 위계질서가 무너진다는 위기감도 느끼면서 아이를 제압하고, 야단을 쳐서 순종하게 만들려고 한다.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거다. 또 ‘내가 잘못 가르쳐서 아이가 저런가’ ‘나는 문제가 있는 부모인가’ ‘난 부모 자격이 없어’라며 자신에 대한 자책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이의 적대감, 반항심을 제거해 아이에게 항복을 받아내려 한다. 반면 자신의 자책감에서 벗어나려고 아이의 비위를 맞추고 끌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감정이나 생각을 제거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감정 회피의 단초가 된다.
부모의 이러한 태도는 아이로 하여금 ‘부정적인 감정은 나쁘다. 어떤 식으로든 부정적인 감정은 빨리 해소할수록 좋고, 벗어나는 게 행복해지는 방법이야’라는 식으로 생각하게 한다. ‘부정적 감정은 빨리 풀어버리는 게 좋다’라는 사회적 통념에도 부합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은 점점 강화된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해결하려는 습관이나 욕구를 그 순간에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부모가 심호흡을 몇 번 하고 잠시 현재 상태에 머무르며,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알아차린다. ‘아이를 통제하고 싶은 건가, 아이의 감정을 해결해 주려는 욕구가 있는 건가’ ‘이 감정이 분노인가, 슬픔인가, 좌절감인가’ ‘또는 어떤 다른 감정인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며, 어떤 행동이 과거에 효과가 있었고, 어떤 행동은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를 생각해 보고 행동을 결정한다.
솔루션을 위해 아이에게 다음의 다섯 단계를 적용해보자. 1. 아이의 감정도 알아차리자. 2.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아이와 연결될 기회라고 역발상을 해보자. 3. 먼저 아이의 말을 들어보고 충분히 적극적으로 공감해 주자. 4. 아이가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이도록 도와주자. 5. 하지만 행동에 대해서는 명확한 한계를 안내해 주자.
S의 경우에 적용해본다면 먼저 아이의 화난 감정을 알아차리고 ‘지금은 엄마랑 외출하기보다는 종이접기를 더 하고 싶구나, 그래서 화가 나고 슬픈가 보네’ 이런 작은 말 한마디에 S는 엄마에게 마음을 열고 연결된다. 아이의 눈을 보며 이야기를 들어줄 자세를 취해 본다. S는 ‘엄마! 안 나가겠다는 게 아니라 요거 한 장만 접고 가려는 거예요’라고 의도와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다. 부모는 ‘아하 요것만 마저 접고 가려고 하는데 엄마가 그 전처럼 억지로 끌고 갈까 봐 마음이 급해져서 화가나 목소리가 커졌구나’라고 표현해서 아이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자. 아이는 무작정 짜증을 내기보다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그다음엔 ‘우린 지금 나가야 늦지 않고 갈 수 있어. 어떤 옷을 입고 갈까? 갔다 와서 종이접기를 다시 할 수 있어’라고 말해 한계와 현실을 말해주고 필요한 행동을 하도록 돕는다. 이런 대화에 익숙해지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연습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이호분(연세누리 정신과 원장,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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