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바람 불면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들을 때

장지영 2024. 10. 1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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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낭만주의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에게는 '가곡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슈베르트의 가곡 가운데 연가곡으로 출판된 것은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1823년), '겨울 나그네'(1827년), '백조의 노래'(1828년) 등 세 개뿐이다.

슈베르트 가곡 가운데 지금도 가장 인기 있는 '겨울 나그네'는 뮐러의 시집 '겨울 여행'에서 24개의 시를 선택해 노래로 만들었다.

슈베르트 가곡의 경우 전집 음반을 여러 차례 냈고, '겨울 나그네' 음반은 4번이나 녹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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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보스트리지, 마티아스 괴르네, 김세일, 연광철 등의 무대 잇따라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왼쪽부터),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테너 김세일, 베이스 연광철 등 국내외 성악가가 연말까지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잇따라 선보인다. 서울국제음악제, 성남아트센터, 목프로덕션, 마포아트센터

19세기 낭만주의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에게는 ‘가곡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독일 가곡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슈베르트가 남긴 1000곡 가까운 작품 가운데 가곡이 603곡이나 된다.

가곡은 시를 노랫말 삼아 선율을 붙인 성악곡으로, 피아노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작곡된 여러 가곡을 묶어 연가곡이라고 한다. 연가곡은 연작시를 텍스트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슈베르트의 가곡 가운데 연가곡으로 출판된 것은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1823년), ‘겨울 나그네’(1827년), ‘백조의 노래’(1828년) 등 세 개뿐이다.

슈베르트가 생전에 직접 출판한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와 ‘겨울 나그네’는 독일 시인 빌헬름 뮐러의 시에 선율을 붙였다. 두 작품 모두 실연을 그렸지만 죽기 한 해 전에 나온 ‘겨울 나그네’는 절망적인 분위기가 특히 두드러진다. 슈베르트 가곡 가운데 지금도 가장 인기 있는 ‘겨울 나그네’는 뮐러의 시집 ‘겨울 여행’에서 24개의 시를 선택해 노래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의역을 받아들여 ‘겨울 나그네’로 불리지만 원래는 ‘겨울 여행’으로 번역하는 게 맞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약속이나 한 듯 다채로운 ‘겨울 나그네’ 무대가 찾아온다. 우선 세계적인 성악가와 거장 피아니스트 콤비의 무대가 눈길을 끈다.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는 랄프 고토니와 함께 오는 23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보스트리지는 1996년 데뷔음반인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로 그라모폰상을 받았으며, 2014년엔 ‘겨울 나그네’ 연구서를 낸 슈베르트 전문가다. 그동안 한국에서 ‘겨울 나그네’를 몇 차례 공연한 적 있지만 이번에 고토니가 반주를 맡아 눈길을 끈다. 고토니는 핀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작곡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거장이다. 고토니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진은숙의 시아버지이기도 하다.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는 마리아 조앙 피레스와 함께 오는 26일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괴르네는 우리 시대 최고의 독일 가곡 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베르트 가곡의 경우 전집 음반을 여러 차례 냈고, ‘겨울 나그네’ 음반은 4번이나 녹음했다. 그동안 알프레드 브렌델,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등 거장들이 괴르네의 ‘겨울 나그네’ 연주를 맡았다. 이번엔 포르투갈 출신으로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인 피레스가 나섰다.

두 해외 성악가의 공연 이후에는 한국 성악가들의 ‘겨울 나그네’ 무대가 잇따른다. 그동안 꾸준히 가곡 무대를 선보여온 베이스바리톤 한혜열과 피아니스트 윤호근이 올해는 11월 1일 평촌아트홀에 선다. 이어 교회음악인 오라토리오와 함께 가곡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는 김세일은 피아니스트 김수연과 함께 11월 28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과 12월 17일 포니정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바그너 스페셜리스트이면서 독일 가곡 사랑이 남다른 베이스 연광철은 피아니스트 박은식의 연주로 11월 29일 대전예술의전당과 12월 4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그리고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한국 테너 최초로 출연했던 김석철은 12월 28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피아니스트 이경숙과 함께 선다.

한편 첼리스트 박유신은 12월 1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피아니스트 플로리안 울리히 반주로 ‘겨울 나그네’를 연주한다. 성악 대신 첼로가 들어가는 것으로 박유신의 세 번째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이기도 하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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