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양문석의 입

손병호 2024. 10. 1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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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양문석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가 과거 심한 막말을 했다면서 그를 공천하지 말라고 당에 요구했다.

양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노무현 역겹다" "노무현·이명박은 유사 불량품" 등의 발언을 하고, 당내 반대파에겐 '바퀴벌레' '쓰레기' 등의 표현으로 비난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천 반대 여론의 주된 이유는 막말을 일삼던 그가 국회에 간들 달라지겠느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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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논설위원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양문석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가 과거 심한 막말을 했다면서 그를 공천하지 말라고 당에 요구했다. 김부겸 선거대책위원장도 양 후보에게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양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노무현 역겹다” “노무현·이명박은 유사 불량품” 등의 발언을 하고, 당내 반대파에겐 ‘바퀴벌레’ ‘쓰레기’ 등의 표현으로 비난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천 반대 여론의 주된 이유는 막말을 일삼던 그가 국회에 간들 달라지겠느냐는 것이었다. 사퇴 여론이 빗발치자 당은 심야 긴급회의를 열어 이를 논의했는데, 예상과 달리 면죄부를 줬다. 이재명 대표가 “양 후보의 막말은 정치인이 정치인에 대해 발언한 것으로 다른 막말과 성격이 다르다”고 정리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이 대표 말이 무색해졌다. 양 의원이 이번엔 예술인들에게 심한 모멸감을 주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와 국악인들의 청와대 상춘재 오찬 간담회 때 국악인들이 공연을 한 데 대해 “이분들이 기생인가” “청와대를 기생집을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이에 무형유산 이영희 명인, 신영희 명창 등 국악인들이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양 의원은 결국 14일 “공연료도 주지 않고 공연을 시켜 기생 취급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사과했다.

사람의 시각과 말은 그가 살아온 과정을 대변하곤 한다. 비난과 질타, 멸시와 희롱, 추함과 아량 없음에 익숙한 삶을 살아온 이들과 칭찬과 격려, 포용과 사랑,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이 넘치게 살아온 사람은 바라보는 관점과 말의 품새부터 다르기 마련이다. 당이 양 의원한테 공천을 주고, 지역민들이 당선시켜 준 것은 전 국민을 상대하는 국회에 들어가면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말도 정제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아직도 과거의 고약한 시각과 말버릇을 고치지 못한 것 같다. 그를 보증한 이 대표 책임도 적지 않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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