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세상과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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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드러낸 것 같은 얼굴로 베일에 싸여 있는 게 세상이다.
그렇기에 세상은 알면 알수록 놀라운 것들로 가득하다.
세상이 모두에게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각자가 발견한 진리로 나름의 해석을 하며 다른 얼굴의 세상을 빚어내는 것이다.
만일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이 삶을 크게 좌우한다면, 반드시 해야 하는 중차대한 일 중 하나는 이해의 폭을 확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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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드러낸 것 같은 얼굴로 베일에 싸여 있는 게 세상이다. 그렇기에 세상은 알면 알수록 놀라운 것들로 가득하다. 언젠가는 알아볼 거라는 걸 알고 기다렸다는 듯 초연한 모습인 세상 속에서 나만 깜짝 놀라 토끼 눈을 한다. 살아가며 조금씩 그것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었는데 어떤 것은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어떤 것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이를 진리 혹은 이치라고 하거나 과학과 역사의 눈으로 보는 인과, 철학과 예술의 언어로 말하는 관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놀라움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 삼라만상에 가득 차 있다. 지구의 순환 체계와 생명의 면밀한 관계, 속담과 신화의 교훈, 이념전쟁이 남긴 상흔, 모순과 역설, 프로파간다의 힘 등이 그러하다. 18세기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철학자 칸트는 오늘날 사람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약 250년 후 그의 질문이 내게 찾아왔을 때, 이 화두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씨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누구인가’처럼 존재를 탐색하는 근원적인 질문은 다음 세대에도 저마다의 답을 요구하며 시대를 초월할 것이다.
우리는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지만, 그 본질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세상이 베일에 싸여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스쳐 지나가는 모든 순간 속에 세상의 복잡하고 정교한 원리가 깃들어 있어서다. 사람마다 진리도 다르게 다가오기 마련인데 누군가는 사랑 속에서, 누군가는 지식 탐구 속에서, 다른 누군가는 예술과 창작 속에서 자신만의 진리를 찾는다. 세상이 모두에게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각자가 발견한 진리로 나름의 해석을 하며 다른 얼굴의 세상을 빚어내는 것이다. 만일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이 삶을 크게 좌우한다면, 반드시 해야 하는 중차대한 일 중 하나는 이해의 폭을 확장하는 것이다. 우리의 해석이 우리의 현실을 창조하고 일평생 그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함혜주 이리히 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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