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는 한국 경제 위기… 삼성의 수출 비중 20% 깨졌다

전성필,김지훈 2024. 10. 1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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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액(약 830조원) 중 삼성전자가 차지한 비중은 약 18%(약 150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위기론이 짙어질 때마다 한국 경제 위기론이 함께 따라붙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같은 해 한국 전체 수출액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 20%의 벽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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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 변수 된 삼성전자 실적
증시 시총 규모까지 결정하는 일도
HBM 개발 중단 이후 기술 정체
수년간 R&D 투자 게을리한 게 패착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는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액(약 830조원) 중 삼성전자가 차지한 비중은 약 18%(약 150조원)에 달한다. 한국의 수출 실적이 삼성전자의 매출 변화에 좌우되는가 하면 한국의 주식시장 시가총액 규모까지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삼성전자 위기론이 짙어질 때마다 한국 경제 위기론이 함께 따라붙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미진한 기술 투자와 초격차 경쟁력 부재로 삼성전자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 전반의 활력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 반도체산업의 세계 시장 속 위상은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1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대표적 수출 품목인 메모리반도체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8년 29.1%로 전 세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이 2019년 점유율 27.2%로 1위를 하면서 한국은 2위로 밀려났다. 비중도 22.42%로 하락했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022년에는 점유율이 18.9%로 내려앉았다.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한국의 수출 위상도 떨어졌다고 분석한다. 2022년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하락했다. 같은 해 한국 전체 수출액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 20%의 벽이 깨졌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쪼그라들었고 한국의 반도체산업 수출 경쟁력이 덩달아 떨어진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반도체 수출액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64% 포인트, 20% 감소하면 1.27% 포인트 각각 하락한다고 분석한다. 삼성과 한국 경제의 동조화 현상은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 이니셔티브 연구위원은 “국내 산업에서 특정 부분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그 산업에서 경기 변동이나 충격이 발생할 때 위험을 분산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한국 경제의 동반 위기는 어찌 보면 예견된 결과다. 삼성전자의 경쟁사 대비 낮은 연구·개발(R&D) 투자가 기술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지난해 R&D 비용 총계는 28조3500억원으로 매출의 10.9% 수준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이 비율이 8.1%, 8.2%로 더욱 낮았다. 업계에서는 수년간 R&D 투자를 게을리한 것이 패착이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9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며 기술 정체에 빠졌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021~2023년 각각 매출의 9.4%, 11.0%, 12.8%를 R&D에 투자했다. 그 결과 현재 HBM 기술력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1년 정도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과거 HBM 개발을 포기했던 경험이 현재 부메랑이 되어 날아오고 있다”며 “이미 벌어진 격차를 메우지 못하면 SK하이닉스에 밀려 ‘반도체 2위 회사’로 낙인찍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 하락 등으로 삼성전자가 단기에 실적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경제의 위기감도 짙어지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면서 한국 주식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들었다. 지난 7월 16일 8만8000원을 기록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3개월 새 ‘5만 전자’로 떨어졌다. 이 기간 시가총액만 약 100조원 넘게 줄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113개 협력사뿐만 아니라 제조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도 떨어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등의 제품 생산을 줄이면 연관 기업들의 수주 물량도 감소한다”면서 “삼성전자 생태계에 포함된 한국 제조업 기업들이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성필 김지훈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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