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1세대 이채원 “한국, 우량 가치주 시대 온다”

이병준 2024. 10. 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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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앞으로 가치주의 시대가 열리고, 한국 주식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라이프자산운용]

“지금까지가 성장주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가치주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한국 가치 투자 1세대’로 꼽히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은 14일 인터뷰에서 “한국 주식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저금리 디플레이션’ 시대가 끝나고 ‘고금리 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차입금 없이 현금을 많이 들고 있으면서 부지·설비·인력을 이미 갖추고 있는 우량 가치주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장은 1988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평직원으로 입사해 한국투자증권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올랐다. 2021년 공동 설립한 라이프자산운용은 운용자산 규모가 약 1조4000억원이다.

이 의장은 “지금까지는 미국 성장주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했지만, 영원히 오르는 국가나 산업은 없는 법”이라며 “산업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덩치를 불릴 수 있던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전통 산업 중심의 한국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우량 가치주가 많기 때문에 환경이 바뀌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며 “시대적·사회적 흐름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트리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비관론이 크긴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겠다’는 대의명분은 그 누구도 반대하지 못하는 만큼, 밸류업이 국내 시장의 중장기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일본은 밸류업에 10년이 걸렸지만, 한국은 발전 속도가 빠른 사회니만큼 3~5년이면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주요 선진국이 주주 자본주의를 넘어 직원과 환경, 사회까지 고려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주주 자본주의조차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특히 세제 혜택 등에 치중한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관계 불일치”라며 상속세 완화와 공정가 합병제도, 의무공개매수제도 등을 가장 필요한 제도로 꼽았다.

라이프운용은 15일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함께 국내 최초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상장지수펀드(ETF) ‘ACE 라이프자산주주가치액티브’도 출시했다.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투자 대상 기업 경영진에 제안하고, 이를 수락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주주 협력주의’ 방식을 지향하는 펀드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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