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야유' 사라졌다는 말에 홍명보 웃으며 "이유 모르겠다"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 승리해 기쁘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난적 이라크를 꺾은 소감을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오세훈(마치다)의 선제골과 후반 오현규(헹크), 이재성(마인츠)의 추가골에 힘입어 이라크를 3-2로 물리쳤다.
홍 감독의 용병술이 돋보인 경기였다. 이날 그가 선택한 선발, 교체 카드 모두 적중했다. 선발 출전한 스트라이커 오세훈이 선제골을 책임졌다. 후반 14분 교체 투입된 오현규는 팀이 2-1로 앞서나가게 하는 골을 넣었다. 역시 후반 14분에 교체로 들어간 문선민(전북)은 오현규 득점 장면의 시발점이었다. 그의 컷백이 결과적으로 오현규의 골로 이어졌다.
'원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주 좋았던 게, 후반전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었다"면서 "그런 점들이 팀에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우리가 어떤 식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선수들이 알아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부상으로 빠진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대신 출전해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펄펄 날아다닌 배준호(스토크시티)에 대해 홍 감독은 "배준호에겐 첫 선발 출전이다 보니 긴장감을 느낄 것 같아 평소 하던 대로 평안하게 하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오세훈이 좋은 활약을 펼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선수 교체 타이밍을) 조금 일찍 준비하고 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B조의 강호로 꼽히는 요르단, 이라크를 연달아 상대한 이번 2연전은 월드컵 본선행의 최대 고비로 여겨졌다. 까다로운 상대와의 2연전을 연승으로 마친 홍 감독은 "오늘이 어떻게 보면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승리해서 기쁘고, 승리를 가져온 선수들을 축하해주고 싶다"면서 "짧은 시간 동안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굉장히 좋았다. 2승을 하며 마무리했는데, 각자 소속팀에 돌아가서 자기 역할을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9월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팬들은 홍 감독이 소개되거나 그의 얼굴이 전광판에 나올 때면 야유를 보냈다.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속에 비난받으며 사령탑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더는 야유를 들을 수 없었다. 이날 3만5198명의 관중이 미르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홍 감독은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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