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경영권 분쟁 고래 싸움에 등터지는 개미

박형수 2024. 10. 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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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굵직한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유산 상속 이후 가족 간 분쟁뿐만 아니라 동업자끼리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도 증가하는 추세다.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직후 주가가 급등하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이후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티웨이항공 주가만 보더라도 높은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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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등 주가 변동성 커져
단기 시세차익 노리다 손실 우려
에스엠 경영권 분쟁 1년 후 주가 제자리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굵직한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유산 상속 이후 가족 간 분쟁뿐만 아니라 동업자끼리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도 증가하는 추세다.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 주가 변동성이 커지게 마련이다.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공격적인 개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을 매집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익을 내는 개인 투자자는 많지 않다.

'쩐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고려아연만 보더라도 50만원 선에 머물던 주가는 경영권 분쟁 이슈와 함께 80만원 선까지 올라섰다.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측과 방어하는 측이 모두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주가 상승을 유도했다. 고려아연 최대 주주 영풍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공매매수 가격을 83만원으로 제시했다. 경영권을 지키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공개매수 방식으로 자기주식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이 제시한 가격은 89만원이다. 공개 매수 기한이 지난 뒤에도 높은 주가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금융정보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 주가 흐름을 보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 주가는 9월2일부터 24일까지 14거래일 동안 298% 상승했다. 8월 말 1만원을 밑돌던 주가는 3만8450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1100억원에서 4400억원으로 부풀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 상장사 가운데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다.

에프앤가이드 재무적 투자자(FI)이자 최대 주주인 화천그룹이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 이사 후보를 추천했고 김군호 전 대표 측도 독자적으로 이사 후보를 제안한 상태다. 화천그룹 측이 보유한 에프앤가이드 지분율은 41.08%이고 김군호 전 대표 측은 23.05%를 확보했다.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서 양측이 추천한 이사 선임을 위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우호 지분 확보 경쟁이 이어지는 것과 별개로 주가는 고점 대비 65% 급락했다. 임시주주총회까지 2주 이상 시간이 남았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명부는 지난 7일 확정했다. 추가로 지분을 사들여봐야 임시주주총회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새롭게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사라지면서 주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던 대다수 상장사 주가는 에프앤가이드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직후 주가가 급등하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이후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난해 주주총회 시즌에 주식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에스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카카오가 경영권을 놓고 분쟁이 벌어졌고 주가는 지난해 3월8일 16만원을 돌파했다. 1년 만에 주가는 7만원까지 하락했다.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카카오는 기대했던 장밋빛 미래와는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티웨이항공 주가만 보더라도 높은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다. 단기 급등을 기대하면서 매수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은 티웨이항공 주식을 100억원어치 사들였지만 평가손실률 13%를 기록 중이다. 대명소노그룹이 강력한 2대주주로 떠오르며 최대 주주인 티웨이홀딩스를 긴장시키면서 지난 10일 장중 한때 3990원까지 올랐다. 주가는 이틀 만에 3165원으로 주저앉았다.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급등할 수도 있지만 주가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주요 주주 간 경영권을 놓고 다툰다고 해서 기업 본질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래 싸움에 등 터지기 십상이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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