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콕 집어 ‘국가 간 富 격차’ 분석… 노벨 경제학상 3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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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국가 간 번영의 차이를 제도적 관점으로 연구해 온 미국 대학 교수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이중 다론 아제모을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는 함께 쓴 책에서 성공한 국가와 실패한 국가의 사례로 각각 남한과 북한을 들어 설명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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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저자 아제모을루·로빈슨
경제 성장, 사회제도 중요성 입증
존슨과 함께 기술진보 영향 분석도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국가 간 번영의 차이를 제도적 관점으로 연구해 온 미국 대학 교수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이중 다론 아제모을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는 함께 쓴 책에서 성공한 국가와 실패한 국가의 사례로 각각 남한과 북한을 들어 설명한 적이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아제모을루·로빈슨 교수와 사이먼 존슨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를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정치·사회 제도가 국가 경제 번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위원회는 “국가 간 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세 명은 미국 대학에 재직하고 있지만 출신지는 다르다. 튀르키예 출신 아제모을루 교수는 영국 런던 경제대학원(LSE)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2005년 ‘예비 노벨상’으로 불리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았고, 2012년 로빈슨 교수와 공동 저술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가 글로벌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노벨상 후보로 꼽혀왔다. 특히 책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운명이 갈린 남한과 북한을 사례로 제시해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남한은 사유재산과 공정 경쟁을 인정하는 ‘포용적 경제제도’를 채택해 발전을 거듭했지만, 제도와 법치를 집권 공산당의 도구로 사용한 북한은 번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간에 밝은 빛을 내는 남한과 어두운 북한을 극명하게 대비한 위성사진을 싣기도 했다.
수상 직후 화상 기자회견을 가진 아제모을루 교수는 “우리는 유럽 식민주의 이후 국가별로 다른 경제 제도를 채택한 데 따른 ‘자연 실험’ 결과를 연구한 것”이라며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제도적 패턴이 다르다는 데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연구는 광범위하게 보면 민주주의를 옹호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민주주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출신 존슨·로빈슨 교수는 각각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를 지냈다. 존슨 교수는 지난해 아제모을루 교수와 함께 기술 진보가 경제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권력과 진보’를 출간해 “기술 향상의 이득이 더 평등하게 공유돼야 진정한 진보가 이뤄질 수 있다”고 짚었다. 기술 진보는 소수의 기업가 투자자만 부유하게 하는데 기술 진보의 방향을 재설정할 정치권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지난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인공지능(AI) 비관론자는 아니”라면서도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과대광고와 투자 광풍이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AI에 비판적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수상자 3명은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원)를 3분의 1씩 나눠 받는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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