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아세안의 새로운 협력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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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관계 수립 35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의 마지막 단추가 채워졌다.
지난 10일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정상은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2025년 한국과 아세안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실현을 위한 행동계획을 작성할 것이다.
정부마다 대외정책의 전략 방향이 변하기 쉬운 한국의 현실 속에서 포괄적 전략동반자 선언과 그에 따른 행동계획이 한·아세안 협력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명확한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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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관계 수립 35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의 마지막 단추가 채워졌다. 지난 10일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정상은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제 한·아세안 관계는 한·미동맹 바로 아래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까지 올라선 것이다.
아세안은 이미 한국 외교정책의 5강 중 하나다. 미·중 경쟁의 격랑 속에 우리와 유사한 딜레마를 가진 아세안은 한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다. 중견국으로서 한국의 지역적 역할과 기여도 또한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시에 기존 협력 관계가 돈독한 아세안에서 출발한다. 우리의 무역, 투자에 있어 아세안의 중요성은 더 언급할 필요도 없다. 경제안보, 공급망 이슈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지금 아세안 국가가 가진 핵심 광물도 한국이 주목할 분야다.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수립은 단순히 대화 관계 수립 35주년 기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마지막 한·아세안 관계 격상은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이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났다. 그사이 한·아세안 관계와 주변 환경은 크게 변했다. 달라진 환경을 반영한 관계의 재조명과 조정이 필요했다.
지난 14년 한·아세안 협력 관계는 범위와 폭이 크게 확장, 심화됐다. 지난 정부의 신남방정책, 현 정부의 한·아세안 연대구상 등 한국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한층 높아진 협력 관계는 새로운 틀에 담아내야 한다. 한국과 아세안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격화된 미·중 강대국 전략 경쟁은 한국과 아세안에 모두 큰 전략적 리스크다. 한국과 아세안은 이런 달라진 환경 속에 공통의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관리할 수 있는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사이 한국과 아세안 모두 큰 변화를 겪었다. 아세안은 2015년 아세안공동체를 선언했다.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공동체를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 건설의 실험을 하고 있다. 새롭게 변모한 아세안과의 협력은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아세안의 변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책적 변화도 있다. 한국은 아세안을 포함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괄하는 인·태 전략을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포괄적 지역 정책을 가지게 됐고, 아세안뿐만 아니라 인·태 지역의 다른 하위 지역에 대한 정책도 유기적으로 엮어낼 필요도 생겼다.
2025년 한국과 아세안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실현을 위한 행동계획을 작성할 것이다. 이 행동계획은 2026~2030년 5년간 한·아세안 협력의 구체적인 내용과 사업을 명시한다. 이번 정부를 넘어 다음 정부에까지 이어지는 한·아세안 협력의 구체적 가이드라인과 내용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부마다 대외정책의 전략 방향이 변하기 쉬운 한국의 현실 속에서 포괄적 전략동반자 선언과 그에 따른 행동계획이 한·아세안 협력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명확한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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