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이진영이 울렸던 후지카와, NPB 한신 타이거스 감독 됐다 [오피셜]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프로야구(NPB)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인 후지카와 규지가 친정팀 한신 타이거스 사령탑을 맡게 됐다. 은퇴 후 지도자 경력이 전혀 없던 상황이었지만 구단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한신은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후지카와 규지를 1군 감독으로 임명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발표했다.
1980년생인 후지카와는 1998년 NPB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한신에 지명됐다. 1999년 입단 후 2004년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2005년부터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불펜투수로 발돋움했다.
후지카와는 2005년 80경기 92⅓이닝 7승 1패 1세이브 46홀드 평균자책점 1.36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150km 초중반대 돌직구를 앞세워 탈삼진 136개를 기록, 무시무시한 구위를 뽐냈다.
후지카와는 2006시즌 63경기 79⅓이닝 5승 무패 17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 0.68, 2007 시즌 71경기 83이닝 5승 5패 46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1.63으로 구원왕에 올랐다. 2008 시즌 63경기 67⅔이닝 8승 1패 38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0.67로 펄펄 날았다.
후지카와는 이후에도 꾸준히 NPB를 대표하는 수호신으로 명성을 떨쳤다. 2011년에는 또 한 번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한 뒤 이듬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후지카와는 2013~2014년 시카고 컵스, 2015년 텍사스 레인저스에 몸담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29경기 1승 1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5.74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후지카와는 2016년 한신으로 복귀, 2020년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NPB통산 782경기 60승 38패 243세이브 163홀드 평균자책점 2.08의 성적을 남겼다.
후지카와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일본 국가대표로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한국 국가대표 타선을 여러 차례 상대했었다.
후지카와는 먼저 2006년 열린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2라운드, 한국과의 경기에서 이종범에게 결승 2타점 2루타를 헌납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후지카와는 당시 한국과 일본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1사 2·3루에서 등판했지만 이종범을 넘지 못했다.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일본을 2-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후지카와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도 한국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일본이 2-1로 앞선 7회말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지만 1사 후 이대호에게 볼넷, 고영민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면서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후지카와는 일단 강민호를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대타로 나온 이진영이 1, 2루간을 꿰뚫는 안타를 날리면서 2루 주자 정근우가 득점했다. 블론 세이브와 함께 일본의 리드를 날렸다.
한국은 후지카와를 무너뜨린 뒤 8회말 터진 이승엽의 역전 결승 2점 홈런, G.G 사토의 실책, 강민호의 1타점 2루타 등을 묶어 6-2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반면 일본은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미국에게 져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후지카와는 은퇴 후 유튜브 채널 운영, 야구 해설 및 평론가로 활동했다. 지난 3월에는 한국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024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 서울시리즈를 취재하기 위해 고척스카이돔을 찾기도 했다.
한신은 지난해부터 구단 특별보좌관으로 일했던 후지카와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후지카와의 지도자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선택이다.
한신은 2024 시즌 정규리그에서 74승 63패로 센트럴리그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요코하마 DeNA 베이시타즈에게 덜미를 잡혀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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