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어떻게 뽑나… “후보자 50년간 봉인” 1년여 비공개 심사

김남중 2024. 10. 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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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난해 남성 작가가 받았으니 올해는 여성 작가에게 상을 줄 것으로 예상되긴 했지만 53세의 한국인이 호명되자 한국은 물론 세계 문학계도 깜짝 놀랐다.

노벨위원회는 "노벨재단의 규정에 따라 후보자에 대한 정보는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50년간 공개하지 말도록 제한한다"며 이 제약은 후보자들 및 후보 추천·지명자들, 수상과 관련한 심사·의견 등 모두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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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 노벨위원회 제공.


한강 작가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난해 남성 작가가 받았으니 올해는 여성 작가에게 상을 줄 것으로 예상되긴 했지만 53세의 한국인이 호명되자 한국은 물론 세계 문학계도 깜짝 놀랐다.

1901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한 노벨문학상은 후보가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는다. 언론에서 해마다 해외 도박사이트 등을 인용해 유력 후보라고 언급하는 작가들이 실제로 그 해 후보였는지도 알 수 없다.

노벨문학상 심사 과정은 전체 비공개로 진행되며 후보자 등 심사 내용은 50년간 봉인된다. 노벨위원회는 “노벨재단의 규정에 따라 후보자에 대한 정보는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50년간 공개하지 말도록 제한한다”며 이 제약은 후보자들 및 후보 추천·지명자들, 수상과 관련한 심사·의견 등 모두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노벨위원회 홈페이지의 노벨문학상 코너에는 1901년부터 1950년까지 50년간의 후보자들과 심사 내용에 대한 보고서가 공개돼 있다. 이 보고서를 보면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1947년에 처음 후보자로 추천됐고 1954년에 수상했다. 프랑스 작가 폴 발레리는 1930년부터 12번이나 후보에 오르고도 끝내 수상하지 못했다. 물론 라빈드라나드 타고르(1913년 수상)나 펄 벅(1938년 수상)처럼 처음 후보가 된 해에 상을 받은 경우도 있다. 한강이 이 경우에 속하는지는 알 수 없다.

노벨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심사는 1년여에 걸쳐 진행된다. 전년도 9월에 후보 추천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 세계 전문가 수백 명에게 발송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후보 추천 자격은 스웨덴 한림원 회원들과 그와 비슷한 목적의 학술기관·협회의 회원, 대학의 문학·언어학 교수, 문학비평가 등에게 주어진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각국의 대표적인 문학·작가단체에도 추천 자격을 부여한다. 후보 추천 요청을 받은 전문가들은 시상 연도의 1월 31일까지 답신을 보내야 한다. 자기 추천은 허용되지 않는다.

노벨위원회 문학분과는 전 세계에서 보내온 추천 작가들을 검토해 4월쯤 15∼20명으로 추린다. 이어 5월에는 이들 중 5명을 최종 후보로 확정해 스웨덴 한림원으로 넘긴다.

한림원 회원들은 최종 후보자들을 넘겨받아 본격적으로 심사에 들어간다. 이들은 6∼8월에 작품들을 읽고 9월에 모여 각 후보에 대해 토론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10월 초 투표를 하는데, 과반 가결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심사 기준은 알프레드 노벨이 유언장에 적어 놓은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이란 규정을 나침반으로 삼는다. 노벨위원회와 한림원 회원인 앨렌 맷슨은 “세상은 매우 훌륭한 작가들로 가득 차 있으며 수상자가 되려면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며 “그게 무엇인지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저에게는 이 특정 작가의 작품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목소리다”라고 설명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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