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 산봉우리와 '빙하 밭', 이곳이 바로 몽블랑
[백종인 기자]
▲ 에귀디미디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곤돌라 빙하 밭을 가로질러 이탈리아 땅으로 가는 곤돌라. 위로는 멀리 몽블랑이 보이고 아래로는 빙하가 갈라진 크레바스가 보인다. |
ⓒ 백종인 |
누군가 몽블랑 여행이 어떠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무척 추웠어요"라 말할 것이다. 그리고서야 해발 3849m의 에귀디미디(Aiguille du Midi)와 그곳과 이탈리아를 잇는 곤돌라에서 바라본 하얀 몽블랑과 빙하 밭, 그리고 락 블랑(Lac Blanc) 하이킹의 경이롭고 황홀함에 대해 떠들 것이다.
▲ 구름바다 케이블카 안에서 찍은 구름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이는 산봉우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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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를 향해 올라가는 케이블카 안에서 구름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이는 산봉우리들을 감상하며 에귀디미디에 도착하니 오전 9시. 테라스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가장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파노라믹 몽블랑 곤돌라 표를 사려는 줄에 합류했다.
표 판매가 늦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하 5℃의 날씨에 바람까지 가세해 무척 추웠다. 30분이 지나고 거의 1시간이 지날 무렵 표를 팔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멈췄다. 표가 없단다. 매진된 것이 아니고 표 자체가 없어 아래로 내려가 표를 가져와야 한단다.
상식을 벗어난 소식에 아연실색했지만, 이제까지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 표를 포기할 수도 없고 온몸은 후들후들 떨렸다. 간신히 표를 구입하고 또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린 끝에 곤돌라에 오른 시간은 오전 10시 40분. 황홀한 풍광을 본다는 기대보다 드디어 추위를 벗어난다는 설렘 속에 곤돌라에 올랐다.
▲ 몽블랑 가까이에서 본 몽블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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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돌라에서 목격한 절경 이탈리아 땅인 뿌앙뜨엘브호네까지 가는 30분 동안 다양한 각도의 몽블랑과 곤돌라 아래의 상상을 초월하는 빙하 밭, 크레바스(Crevasses)와 세락(Serac) 등 웅장하고 신비한 평생 잊지 못할 절경이 펼쳐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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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밭을 걸어 올라가는 등반가 한 등반가가 빙하 밭을 걸어 에귀디미디로 올라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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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 오금이 저린다는 그 유명한 테라스 3842에 있는 유리 상자 위에도 올라가지 못했다. 오전의 추위에 몸은 지쳤고 파노라믹 몽블랑 곤돌라에서의 경험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랑발콩노드 트레일 트레일의 녹색과 배치되는 멀리 보이는 설산과 뾰족 바위들, 몽블랑도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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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흐드글라스 얼음동굴을 품고 있는 메흐드글라스(Mer de Glace)가 계곡을 따라 굽이굽이 뻗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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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락블랑 몽블랑이 호수에 그대로 반사되어 하늘로 치솟은 몽블랑과 호수에 비친 몽블랑 두 개가 동시에 목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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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블랑은 이름 그대로 알프스 고산지대에 있는 하얀 호수인데, 하얗기는커녕 전날 갔던 쁠랑드레귀 옆에 있는 푸른 호수라 불리는 락블루(Lac Bleu)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랗고 웅장한 규모에 몽블랑을 그대로 비추고 있는, 더 이상 아름다울 수가 없는 호수였다.
▲ 오, 몽블랑 락블랑 하이킹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하이킹하는 내내 몽블랑의 경이로운 모습과 이를 둘러싼 눈 덮인 뾰족한 산세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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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덱스까지 가는 리프트는 올라갈 때는 몽블랑을 뒤로 놓고 내려올 때는 몽블랑을 앞에서 바라볼 수 있어 자꾸만 전화기를 꺼내 들게 했다. 그래서인지 하이킹이 힘든 사람들도 몽블랑을 즐기기 위하여 리프트를 이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워낙 높은 곳에서 시작해서인지 트레일은 어렵지 않았다. 자갈과 바위가 많은 것이 좀 부담스러웠지만 힘들 때마다 몽블랑을 감상하는 것으로 휴식을 삼았다. 몽블랑이 호수에 그대로 반사되는 락블랑의 진수를 느끼려면 날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우리가 락블랑을 찾은 날의 날씨는 완벽했다.
하늘은 청명했고 바람도 거의 없어 우리는 하늘로 치솟은 몽블랑과 호수에 비친 몽블랑 두 개를 동시에 목격할 수 있었다.
▲ 하산길 몽블랑을 마주하는 링덱스로 돌아가는 길. 구름이 몽블랑을 향해 접근하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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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덤으로 받은 산책길 머리를 스치는 신선한 바람과 귀를 맑게 해 주는 시냇물 소리, 눈의 피곤을 풀어주는 녹색 나무와 그 나무 사이로 보이는 눈 덮인 몽블랑이 보이는 완벽한 삼박자의 레쁘하즈와 샤모니 사이에 있는 숲길 산책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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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쁘하즈와 샤모니 사이에 숲길 산책로가 있었고, 샤모니로 돌아가는 방향의 오른쪽에는 알프스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흐르고 왼쪽에는 몽블랑을 비롯한 주변 산세가 길게 이어져 있었다. 머리를 스치는 신선한 바람과 귀를 맑게 해 주는 시냇물 소리, 눈의 피곤을 풀어주는 녹색 나무와 그 나무 사이로 보이는 눈 덮인 몽블랑, 완벽한 삼박자가 아닌가?
그랑발콘노드 트레일도 좋았고 에귀디미디는 황홀했지만, 앞의 두 날은 계획한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를 보상이라도 하는 듯, 세 번째 날의 락블랑 하이킹은 완벽한 산행에 예상 못한 산책로까지 덤으로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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