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먼톡]고통을 승화시키는 웃음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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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기억을 남긴 영화를 하나 들라고 하면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꼽고 싶다.
우리가 처한 현실이 영화처럼 극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웃음으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용기와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우치며 하루를 맞는다.
현실이 각박하기 때문에 한국인은 웃음에 인색한 것일까?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다행히 한국인이 아직은 하루 평균 6~10번 사이에 웃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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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웃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웃음은 100세시대 중요 건강자산
아름답고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기억을 남긴 영화를 하나 들라고 하면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꼽고 싶다.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어린 아들에게 끔찍한 현실을 게임처럼 꾸며 인생은 살만한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려는 주인공. 아들에게 끊임없이 웃음을 주며 수용소의 비극을 희석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은 고통 속에서도 유머와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처한 현실이 영화처럼 극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웃음으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용기와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우치며 하루를 맞는다.
사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세상사가 정신없이 돌아간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중동의 정세가 한 치 앞을 보기 힘들고 유가는 또 흔들리고 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미 대선도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자유민주주의와 글로벌 리더십이 갈림길에 처해있다.
길고 숨 막히던 여름이 물러가나 했더니 앞으로 맞을 여름은 더 길고 더 더울 것이라고 한다. 기후변화가 인류의 멸종을 불러올 것이라는 암울한 경고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AI가 딥러닝을 거듭하면서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시점인 싱귤래리티가 수십 년 안에 다가온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정도 어지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의료파동이 그 끝을 어디인지 모를 터널 속에 갇혀있고 세계 최하의 출생률로 대한민국 소멸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뉴스들에 파묻히다 보면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웃을 거리가 없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말해보라 하면 웃는 사람 보기가 어렵고 심지어 모두 화가 나 있는 것 같다고 한다. 텔레비전 방송에서도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가 언제부터인가 웃지 않는 사회가 된 것 같다. 현실이 각박하기 때문에 한국인은 웃음에 인색한 것일까?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다행히 한국인이 아직은 하루 평균 6~10번 사이에 웃는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웃는 나라는 파라과이, 멕시코 등 남미 국가라는데 모두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이다. 경제적인 풍요가 행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이들은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많이 웃기 때문에 행복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웃음을 단순히 기쁨의 표현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웃음은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즐거워서 기뻐서 웃기도 하지만 힘든 현실의 고통을 승화시키기 위해서 웃기도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유머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동래탈춤이나 하회탈춤 등 우리의 해학문화 전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웃음의 효용을 살펴보자.
첫째, 웃음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 준다. 스트레스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웃음은 긴장을 완화하며 어려운 문제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고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느끼는 능력을 키워준다.
둘째,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그 유대의 가장 중요한 매개체 중 하나가 바로 웃음이다. 웃음은 공감과 연결을 만들어 주며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함께 울고 웃는 것 그 이상의 끈끈한 관계가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웃음은 건강에 이롭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웃음은 면역력을 강화하고 심장 건강을 증진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자주 웃는 사람들은 더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고, 신체적으로도 더 건강한 삶을 살게 된다고 하니 100세 시대 가장 중요한 건강자산이 아닐 수 없다.
"웃음없는 하루는 버린 하루다 ( A day without laughter is a day wasted)”라고 한 찰리 채플린의 말을 기억하자. 당장 웃어보자.
박은하 전 주영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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