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국민을 우울증으로 몰아가는 정치

2024. 10. 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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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조사에서 '향후 1년간 경제전망'에 대하여 50%를 넘는 비관론이 10%대의 낙관론을 압도하는 반응이 28개월 지속되고 있는 양상은 경제전망을 넘어서 희망을 잃고 비관론에 빠져 있는 국민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로부터 언제까지 그리고 얼마나 더 '우울증 고문'을 받아야 하는가? 정치 우울증에 지쳐가는 국민들을 구하는 필요조건은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겸허한 모습을 보이는 한편 거대야당은 국민들이 기대할 만한 수권정당의 역량을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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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전망 비관론 압도하는데
대통령·거야 극단대치 해결 난망

한국갤럽 조사에서 ‘향후 1년간 경제전망’에 대하여 50%를 넘는 비관론이 10%대의 낙관론을 압도하는 반응이 28개월 지속되고 있는 양상은 경제전망을 넘어서 희망을 잃고 비관론에 빠져 있는 국민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정치는 경제보다 훨씬 더 국민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2022년 5월 대통령직 취임 첫 주 긍정 52%로 보수 지지층들의 기대를 한껏 받으면서 출발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정비율은 금년 4월 3주차 총선 참패직후 조사에서 지지율 23%로 떨어졌으며, 9월 첫 주 20%로 최저를 기록한 후 4주차에서 긍정 23%와 부정 68%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총선 참패 후에도 여전히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는 윤 대통령의 독선적인 국정운영 스타일이 변하지 않았다는 데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더구나 최근 김건희 여사의 사과와 국회의 특검 개최 여부를 두고 보수층은 머리가 아프다. 사과를 하면, 이것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본격적인 대통령 탄핵 공세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반면에 사과를 하지 않으면 민심을 외면한다는 정치적 부담을 가중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자니 이대로 넘어가기 어려운 부분이 많고, 반대하자니 다음에 일어날 일들로 앞이 캄캄하다. 국정 운영 성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정권의 정당성을 강화하면 좋겠지만 의료 개혁은 갈수록 수렁에 빠져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경제 상황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진보성향 국민들의 속내가 편한 것도 아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 힘 지지도는 31%로 보수층의 61% 지지를 받고 있으며, 더불어 민주당 지지도는 32%로 진보층의 58%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국민의 힘과 더불어 민주당 공히 이념적 지지 그룹의 60% 내외의 지지를 받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의 국제투자 통계를 보면, 금년 상반기에 해외 주식거래에 투자한 금액은 291억 달러로 원화로 약 39조원에 달한다. 이것은 작년 동기 113억 달러, 원화로 14.7조원에 대비하여 168% 증가한 규모다. 반면에 금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주식거래액 합계는 128조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2.4% 감소했다. 즉 금융투자소득 과세 논의를 계기로 소위 ‘큰 손’들과 ‘서학개미’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 주식시장의 유동성은 마르고, 주가는 하락하여 국민들의 재산은 92조원 줄었다. 이것은 상당부분 더불어민주당의 금투세 논의로 국민들이 치룬 비용으로 해석된다.

정치판은 한시가 급한 의료개혁 혼란과 연금 개혁, 자영업의 붕괴 등 국정현안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거대야당의 정치 공세 목적의 일방적 표결과 이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그 다음 국회의 재의결과 법안 폐기를 24번 반복하는 소위 ‘도돌이표 정국’으로 세월을 낭비하고 있다. 국회는 오직 특정인을 공격하거나 방어하는 권력 투쟁에 열중한 나머지 민생 현안을 다룰 겨를이 없다. 정치가 이 지경인 결과로 정책의 방향은 왜곡되고, 추진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들은 정치로부터 언제까지 그리고 얼마나 더 ‘우울증 고문’을 받아야 하는가? 정치 우울증에 지쳐가는 국민들을 구하는 필요조건은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겸허한 모습을 보이는 한편 거대야당은 국민들이 기대할 만한 수권정당의 역량을 보이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절실하다.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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