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고립은둔 청년, 대책이 시급합니다
'굿모닝퓨쳐'는 전문가들의 자발적인모임인 '지속가능한우리사회를위한온라인포럼'이 현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굿모닝충청'과 '오마이뉴스'를 통해 우리사회와 대화하는 창구입니다. <기자말>
[이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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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및 통계청 사회 조사 결과, 고립은둔청년이 약 54만 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고립은 양적·질적으로 사람과의 접촉이 결핍된 상태를 말하며, 은둔은 특별한 이유나 목적 없이 외출하지 않고 스스로 사회적 관계를 단절하며 생활하는 것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고립은둔청년실태조사(2023년)에 의하면, 고립은둔의 이유로 취업 실패와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본인의 경제 수준을 하층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삶의 만족도에 있어서도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심리 정서적 측면에서도 미래 희망이 없고 대인 접촉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삶이 너무 힘들고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어 자신을 포기하는 절망감이 팽배해 있는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조사 대상자의 75.4%가 자살을 생각했고 이중 26.7%가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립은둔청년이 원하는 도움 중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경제적 지원이며, 다음으로 취업 및 일 경험 지원, 혼자 하는 활동 지원 등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고립은둔청년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사회문제입니다. 현재 한국 사회의 저성장, 양극화, 1인 가구의 증가, 일자리 부족 등 사회경제적 위기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세대가 청년입니다. 지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대면 소통이 어려운 청년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사회적 관계의 단절 등을 경험하면서 학업과 취업 경쟁 등으로 고립은둔청년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청년의 사회적 고립과 은둔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에 관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고립은둔 청년의 경제 활동 포기로 인한 손실이 연간 6.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1인이 25세 은둔을 시작했을 때 경제비용으로 약 16억 원이 소요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청년의 고립과 은둔에 따른 사회적 비용으로 현재와 미래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청년의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고립은둔청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확대한다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청년고립은둔을 해결하기 위한 예산이 비용이 아닌 투자로 선순환될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 고립은둔청년에 대한 지원 대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즉, 고립은둔청년지원 시범사업, 실태조사, 위기 청년 조기 발굴 및 지원체계 확충과, 관련 법적근거 마련 등입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관련 조례제정과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의지와 예산 그리고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청년의 고립과 은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와 예산 그리고 사회의 관심이 중요합니다. 현재 고립은둔 청년 관련 각종 지원사업이 분절화되고 서비스 전달체계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이를 전담할 조직과 인력의 부재 그리고 예산의 부족입니다.
고립은둔청년은 경제적 빈곤, 정서적 지지, 취업 지원, 보건의료, 가족 돌봄 등 여러 영역에 걸친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기관 간 네트워크 및 협업체계를 구축해 포괄적인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고립은둔청년이 고립은둔을 극복하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확충해야 합니다.
정부 조직에 사회적 고립 문제를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저출생과 사회적 고립의 두 가지 사회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아동 가정청과 고독 고립성을 신설했습니다.
고립은둔의 이유가 경제적 빈곤과 인간관계의 빈곤이므로 이의 해결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돌봄 및 지원, 그리고 촘촘하고 따뜻한 연결망을 지역맞춤형으로 확충해야 합니다. 또한 사회구성원 모두가 사회적 고립과 은둔을 개인의 질병이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고립은둔의 기간이 길수록 고립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고, 고독사 등 불행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기댈 곳이 없어 절망하는 청년들의 손을 잡아줘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재완씨는 국립공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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