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도발' 엄포 놓은 북한, 실제 도발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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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를 이어가고 있다.
남한 무인기의 추가 침투 가능성에 대응하겠다며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지시하고 평양 방공망 감시초소 증강에 나섰다.
우리 군은 북한의 무인기 침투부터 쓰레기 풍선 무기화, 풍선 적재물 변경 등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무인기 침투를 비롯해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감시·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면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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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명분 쌓으면서 적대 두 국가론 정당화
軍, 도발 시나리오 점검…풍선 무기화 우려
북한이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를 이어가고 있다. 남한 무인기의 추가 침투 가능성에 대응하겠다며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지시하고 평양 방공망 감시초소 증강에 나섰다.
14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인민군 총참모부는 지난 12일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와 중요 화력 임무가 부과된 부대들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작전예비 지시를 하달했다. 지시에는 "전시정원편제대로 완전히 무장된 8개의 포병여단을 13일 20시까지 사격 대기 태세로 전환하고, 각종 작전 보장사업을 완료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남측 무인기가 다시 경계를 넘었을 때 대상물을 타격하는 상황, 타격이 무력 충돌로 확대되는 상황을 가정해 대처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눈에 띄는 점은 '평양 방공망 감시초소'를 언급한 대목이다. 앞서 북한은 무인기의 대북 전단 살포 장면을 공개했는데, 정작 기체 사진은 없었다. 무인기 침투 주장에 명확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기체를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곧 평양의 방공망이 뚫렸다는 의미다.
북한은 평양 일대에 '거미줄' 같은 4중 방공체계를 갖췄다. 미 중앙정보국(CIA)도 북한의 방공망 밀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한다. 이 같은 평양의 방공망이 뚫렸다는 사실까지 공개한 건 전형적인 '피포위 의식' 고취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주민에게 한국을 원수로 각인하는 작업이다. 북한은 내부 상황이 안 좋을 때마다 외부의 적으로 시선을 돌려 결속도를 높여 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 연구위원은 "평양에 뿌려진 전단을 주민들이 주웠을 것인 만큼 애초에 그 사실을 숨길 순 없었을 것"이라며 "남북을 '교전 관계'로 선언했으니, 이를 빌미로 전쟁 분위기로 몰아가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통일 폐기' 개헌에 실패한 점을 언급하며 "모든 부분에서 내부 상황이 흔들리고 있으니, 이 사건을 타개책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봤다.
보도 행태에서도 이런 측면이 드러난다. 북한은 그간 대북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 조선중앙통신(대외 매체)을 통해서만 반발했는데, 이번에는 무인기 침투 주장을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등 대내 매체에도 알렸다. '적대적 두 국가론' 정당화를 위해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북한은 평양 상공이 무인기에 뚫린 것을 '최고 존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위를 위협하는 중대 사건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를 빌미로 실질적인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우리 군은 북한의 무인기 침투부터 쓰레기 풍선 무기화, 풍선 적재물 변경 등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풍선에 의해 물질을 넣거나 원격으로 적재물을 터뜨리는 '고의적 도발'도 거론된다. 비례성 원칙에 따라 대남전단을 살포하거나 화학물질을 방불케 하는 가루를 실어 심각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 2022년 12월처럼 영공을 침범하는 드론 도발도 가능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남 적대시 정책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도와 의지가 명확해 보인다"며 "늘 해왔듯이 긴장을 최대치로 고조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무인기가 한 번 더 날아온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위기관리를 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무인기 침투를 비롯해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감시·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면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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