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치열해진 원톱 경쟁...홍명보호의 새로운 고민
[박시인 기자]
홍명보호의 최전방 공격수 자리가 매 경기 새로운 얼굴로 채워지고 있다. 아직까지 확실한 주전을 낙점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피파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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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 축구는 2선 공격수들의 득점 비중이 크게 높아지면서 스트라이커에게 골을 의존하는 추세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현재 한국 대표팀만 보더라도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2선 공격수들이 공격의 핵심 축을 맡고 있다.
그럼에도 정통 스트라이커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지난 1월 열린 2023 아시안컵까지 한국 대표팀의 원톱은 조규성이었다. 하지만 조규성이 지난 6월 무릎 수술을 받은 이후 회복 속도가 더디면서 복귀가 늦어지고 있다. 9, 10월 A매치에 선발되지 못하면서 원톱은 자리가 비었다.
새롭게 닻을 올린 홍명보호에서 처음으로 선택을 받은 공격수는 주민규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년 6개월 동안 울산HD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주민규를 신뢰한 바 있다.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홍명보 감독은 주민규에게 중요한 직책을 맡겼다.
한국은 극심한 골 결정력 난조를 보이며 무득점 무승부라는 최악의 결과를 남겼다. 오만과의 2차전에서는 오세훈이 낙점을 받았지만 무득점에 그쳤으며, 경기력 또한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물론 오만전에서 후반 막판 교체로 투입된 주민규가 추가시간 쐐기골을 터뜨렸지만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공격 일변도로 나선 오만의 엷은 수비진을 공략한 덕분이었다.
정작 선발로 나섰을 때의 경쟁력은 낙제점이었다. 밀집 수비로 나서는 중동팀을 상대로 공간을 효과적으로 창출하지 못했고, 골 결정력에서도 위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이라크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오현규가 13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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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리그 그라스호퍼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공격 포인트 행진을 기록 중인 이영준이라는 새 얼굴이 물망에 올랐는데 주민규와 오세훈가 다시 신임을 받았으며, 오현규가 새롭게 대표팀에 발탁돼 관심을 모았다.
오현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예비 엔트리에 선발되며 26명과 함께 동행한 경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던 당시에도 대표팀에 꾸준하게 선발되며 조규성, 황의조와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오현규의 대표팀 입지는 3순위에 그쳤다. 심지어 전 소속팀 셀틱에서 후보로 밀리며 부진을 거듭했고, 결국 2023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하며 오랜 기간 슬럼프를 겪었다.
오현규는 올 여름 벨기에리그 헹크로 이적해 후반 조커 역할을 맡으며, 3골 1도움의 순도 높은 활약을 선보였고, 결국 홍명보 감독의 눈에 들었다.
지난 10일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에서는 원톱으로 주민규가 출격했다. 안타깝게도 주민규는 51분 만을 소화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주민규는 슈팅 1회, 터치 13회에 그쳤고, 상대 박스 내에서는 한 차례만 공을 만졌을 뿐 존재감이 없었다.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버티면서 볼을 지켜내는 움직임과 연계 플레이라는 장점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반해 후반 6분 주민규 대신 교체로 들어간 오현규는 한층 날카로운 경기력으로 대조를 보였다. 후반 23분에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요르단 골망을 흔들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A매치 12경기 만에 나온 첫 골이라 기쁨이 배가 됐다. 39분 동안 터치 24회, 슈팅 3개를 기록하며 주민규보다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또 다른 스트라이커격 자원 오세훈은 벤치를 지키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현규의 발견은 향후 홍명보호의 원톱 경쟁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멀리 바라봐야 할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경쟁력
당장 오는 15일 열리는 이라크와의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에서는 홍명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조커로만 나섰던 오현규의 선발 도약 혹은 주민규의 재신임이 관건이다.
비단 이번 이라크전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주요 A매치에서 원톱 자리는 무한 경쟁이 예상된다.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통과를 위해 눈앞에 있는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는 이유는 1년 8개월 뒤에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경쟁력 고려 때문이다. 본선에서는 아시아 예선보다 훨씬 강한 팀들을 상대해야 한다.
이미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1990년생 주민규는 2년 뒤면 36살이 된다. 최근 뚜렷한 경기력 하락세까지 겹치며 우려를 낳고 있다. 각각 K리그와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주민규와 오세훈의 적은 경기경험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반면 20대이자 유럽파 오현규, 이영준, 조규성은 피지컬이 좋은 유럽 수비수들과의 경기 경험이 풍부한 데다 잠재성 또한 지니고 있다. 확실한 주전 공격수 찾기는 홍명보호의 경쟁력 향상에 있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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