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천연가스 선물, 한파 전망 속 연말 내 6달러 도달? [최보화의 원자재 인사이드]

최보화 외신캐스터 2024. 10. 14. 08: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최보화 외신캐스터]
(방송 원문입니다.)

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천연가스입니다. 올여름이 유난히 더웠습니다. 원래 아무리 더워도 추석 때쯤 되면 그래도 날씨가 선선해지는데, 올해는 추석까지도 덥더라고요. 그러다가 갑자기 쌀쌀해진 느낌인데, 이러다 확 겨울이 오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 그러니까요. 길었던 무더위가 갑자기 지나가고 전국 대부분 지역이 저녁이면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가을 날씨가 급격하게 찾아온 걸 두고, 몇 달 뒤인 이번 겨울은 지독한 한파를 동반할 것이라는 전망들도 적잖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를 이유로, 특히 식자재들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많이 소개해 드렸던 것 같은데요, 그중에서 제일 많이 언급이 됐던 키워드는 ‘엘니뇨’가 아닌가 싶습니다.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의 원인이기도 하죠.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라는 뜻인데요, 엘니뇨하면 항시 같이 따라오는 짝꿍 같은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의 라니냐죠. 엘니뇨가 동태평양의 수온이 높아져 더위를 몰고 온다면, 라니냐는 반대로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져 추위를 몰고 오는 현상입니다. 올 겨울, 라니냐 가능성이 높아지며 전세계적으로 동절기 혹한이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데요,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며 극악의 맹추위를 몰고 올 것으로 보입니다.

Q. 국제기구들도 라니냐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요? = 네, 세계기상기구 WMO는 지난해 5월 발생했던 엘니뇨를, 올해 5월, 중립 상태로 전환했습니다. 중립 상태는 엘니뇨도, 라니냐도 아닌 상태로, 태평양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 편차가 플러스 마이너스 0.5도 사이에 있는 걸 가리키는데요, 이 온도가 0.5도 아래인 상황이 5개월 넘게 이어질 때, 라니냐라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WMO는 다음달 라니냐 가능성이 55%에 육박하고 있다고 우려했고요, 미국 기후예측센터 CPC도 9월 이후 라니냐 발생 가능성을 85%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Q. 말씀해주신대로 라니냐가 한파를 몰고 온다면, 천연가스 가격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겠군요? = 맞습니다. CNBC는 최근, 한 기사를 통해, 천연가스는 사실 냉방용보다 난방용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며, 천연가스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간, 즉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시기는 여름보다는 겨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천연가스 선물이 연말 안에 6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지금은 2달러 중반대 정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거의 3배입니다. 골드만삭스도 유럽의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낮아진다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지금보다 50% 높은 60 내지 80유로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미국 천연가스 선물은 지난 8월, 미중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며 1달러 후반대까지 내려갔다가 얼마 전에는 3달러에 가까워지는 수준까지 반등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연고점 경신’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달 동안 무려 46%나 상승했으니, 겨울철이라는 기본적인 이유에, 라니냐로 인한 한파까지 겹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보여지긴 합니다.

Q. 알겠습니다. 라니냐로 인한 한파, 국내에도 영향이 크게 있겠습니까? =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 미국에 미칠 영향보다 더 클 수도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라니냐가 발생하면 동아시아의 겨울은 더 추워지는 경향이 있는데요, 한반도에 폭설과 한파가 우려됩니다. 보통 라니냐가 발생하면 국내 9월에서 10월초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집니다. 일시적으로 북태평양 강수량이 적어지고 건조한 고기압성 순환이 발달하며 고온다습한 남풍이 불기 때문인데요, 불안하게도 우리가 지금 이 현상을 정확히 동일하게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12월에 접어들면 날씨가 급격하게 달라집니다. 기상청은 올해 겨울, 영하 18도 이하의 한파를 맞이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Q. 그래서 요즘 우리장에서 천연가스 이야기가 많은 거군요? = 네, 맞습니다. 지난달 말일을 기준으로, 국내 ETN 상위 10개 중 6개는 천연가스 레버리지 상품이었고요, 11위, 12위도 천연가스 상품이었습니다.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도 한달간 40%의 상승률을 보여줬고요, ‘대신 S&P 2X 천연가스 선물 ETN’이나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도 1개월간 30% 중후반대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한국가스공사와 같은 개별 종목들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Q. 알겠습니다. 라니냐로 인해 천연가스 시장도 대란이지만, 농산물 시장도 걱정이 크다고요? = 네, 라니냐가 발생하면 천연가스만큼이나 우려되는 게 바로 농산물 작황입니다. 주요 곡창지대에 예상치 못했던 폭우와 가뭄이 잇따라 발생하게 되기 때문인데요, CNN은 대두와 옥수수, 밀, 설탕 등 연성원자재들에 대해, 이른바 ‘기후발 투심’으로 인한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상반기 엘니뇨 피해로 인해 가격이 급등했던 상품으로 코코아를 꼽기도 했습니다. 또,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비료 가격도 함께 오르게 돼, 곡물 시장에서는 여기에 대한 우려도 큰데요, 비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 질소는 약 75%에서 90%가 천연가스에서 추출하기 때문입니다.

Q. 그렇군요. 또, 천연가스는 최근 허리케인의 영향도 많이 받지 않았습니까? = 네, 최근 미국 전역을 강타했던 프랜신, 헐린, 그리고 밀턴까지, 허리케인의 피해도 만만치 않은데요, 헐린이 상륙할 당시 멕시코만 천연가스 생산의 17%가 중단돼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고요, 밀턴 같은 경우, 플로리다에 상륙하며 대규모 정전 사태를 촉발시켜 천연가스 가격이 오히려 크게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가스나 원유의 경우, 허리케인의 여파로 인한 가격 등락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인입니다.

Q.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전쟁 관련해서는 좀 어떤가요? = 네, 일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맺고 있던 천연가스 수송 협정은 올해 말에 만료될 예정인데, 우크라이나가 재계약은 하지 않겠다고 밝혀,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될 지도 지켜봐야 할 포인트인데요, 다만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는 전쟁 전에 비하면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2021년 41%에서 올해 11%까지 줄였으니, 전쟁 초기와 같은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럽이 러시아 대신 천연가스 수입 비중을 32%까지 늘린 노르웨이가 대규모 정기보수 작업에 들어가며, 원래 평년 대비 가스 공급량이 대폭 줄어, 이 부분이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동 지상전이 본격화되며 호르무즈 해협이 막힐 확률도 언급이 되고 있죠? 가스 파이프라인 차단 등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크게 잔존하고 있습니다.

Q. 그렇군요. 천연가스 시장의 또다른 변수들은 없습니까? = 천연가스가 안정성은 높은 대신 발전 단가가 저렴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저조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는 미국의 올해 전력 수요가 4,106 테라와트시로, 전년비 2.7%나 증가했다고 밝혔고, 미국 데이터센터가 밀집된 버지니아의 올해 1월에서 5월 누적 상업용 전력 소비 증가율은 전년비 7.6%나 늘어났습니다. 석탄 발전은 환경적 문제로, 친환경 에너지는 ‘양적 한계’의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천연가스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윌리엄즈 컴퍼니 등 가스 업체들은 주문이 최근 ‘압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천연가스가 최근 인공지능 섹터로 묶이며 AI 데이터센터 전력용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천연가스가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전력의 60%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관련해 가스 기업들의 확장 목표도 연이어 발표되고 있습니다. 비스트라 에너지는 현재 가스 발전 용량 대비 2GW를 추가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고요, 듀크 에너지도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신규 가스 발전소들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엔터지 역시 4~5개의 데이터센터 업체들과 함께 천연가스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Q. 마지막으로, 지금이 가스 시장의 계절적 황금기라고요? = 네, 천연가스 시장은 통상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가 계절적 호황기입니다. 주거와 상업, 제조업이 천연가스 수요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관련 업체들이 일찌감치 재고 확보에 돌입하려고 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가격의 상승이 원론적으로 어느정도 뒷받침되는 시기입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
최보화 외신캐스터 from.treasure@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