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초등학생 꿈의 직업 '교사·유튜버' 둘 다 해보니 장단점 명확하네요

성선해 2024. 10.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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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업로더를 유튜버라고 하죠. 유튜버로 대표되는 콘텐트 크리에이터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도 장래희망으로 꼽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 6월 6일부터 7월 18일까지 초·중·고 1200개교 학생 2만33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진로 교육 현황조사’ 결과 유튜버와 같은 크리에이터는 초등학교 희망 직업 순위 4위(5.2%)를 차지했죠.

권혜원(맨 오른쪽)·조현하(맨 왼쪽) 학생기자가 초등학교 교사 출신 영상 크리에이터 김켈리와 만났다.


교사 역시 청소년의 장래희망 상위권 직업입니다. ‘2023년 진로 교육 현황조사’에서 교사는 초등학교 희망 직업 순위 3위(5.4%)를 기록했죠. 학생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코미디 영상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김켈리는 청소년이 선망하는 직업인 교사를 거쳐 유튜버로 활동 중인데요. 과연 그가 말하는 두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또한 꾸준히 사랑받는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김켈리의 유튜브 채널 인기 시리즈인 '신비마트'가 원작인 『김켈리의 신비마트1』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Q : 혜원: 크리에이터가 되기 전 초등학교 교사로 약 6년간 근무하셨는데, 유튜브 영상 제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초등학교 교사 시절부터 제 채널에 영상을 업로드했어요. 그 시작은 아이들에게 수업 시간에 보여줄 학습용 자료 영상이었죠. 이후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임용 시험 정보도 영상으로 공유했어요. 제가 임용 시험을 준비하던 당시 고3 수험생처럼 공부하느라 마음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임용되면 저처럼 힘들어하는 임용 준비생에게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제 유튜브 채널의 초반 타깃 시청자는 교사 임용 준비생이었어요. 2021년 초부터는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웃을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서 동영상 크리에이터로 전업했죠.

94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김켈리가 자신의 캐릭터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그는 시청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유튜버가 되려면 창의력은 물론, 끈기와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Q : 현하: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을 때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학급을 책임지고 맡아보는 담임이었을 때가 가장 좋았어요. 제가 담당하는 반의 아이들과 같이 지낼 때 정말 재미있고 행복했죠. 저는 선생님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어른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제 삶에 다양한 문제가 있던 시기도 있었는데, 아이들이 눈앞에 있으면 제 문제를 잊고 아이들에게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그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Q : 혜원: 2014년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2021년 초부터 동영상 제작 크리에이터로 본격적 활동을 하셨는데요. 두 직업의 장단점이 궁금해요.

먼저 교사는 자신이 소속된 집단의 규칙을 따라야 하고, 자율적으로 활동이 어려워요. 하지만 아파서 일을 못 하는 상황이 와도 제도를 통해 보호받을 수 있어요. 또 교사는 학기 중에는 학생을 열심히 가르치다가 방학 때는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할 수도 있죠. 반면 크리에이터는 누군가의 허락을 받을 필요 없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내가 일하는 만큼 수익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에 온전히 쉬기가 어렵죠. 또 꾸준히 영상의 질과 재미를 유지해야 해요. 비유하자면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비슷하죠. 문을 닫고 쉬거나 음식의 원래의 맛을 유지하지 못하면 손님이 더 이상 찾지 않을 테니까요.

저는 크리에이터가 된 뒤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쉰 날이 거의 없어요. 놀러 갈 때도 노트북을 챙겨가서 일을 하죠. 열심히 일하되, 충분히 휴식도 취해야 하는데 그걸 잘 조절 못 하면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있어요. 또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 오해해서 악플을 남기면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해요. 그런 걸 잘 이겨내고 활동해야 하죠.

김켈리(맨 왼쪽)가 초등학교 교사와 영상 크리에이터의 삶에 대한 소중 학생기자단의 질문에 답했다.

Q : 혜원: 김켈리 채널 인기 시리즈 '김켈리 학생공감'은 실제 경험이 녹아있어서 그런지 공감 가는 설정이 인상적이었어요. 콘텐트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저는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약 6년간 한 뒤에 영상 크리에이터가 됐는데요. 크리에이터로 전업한 뒤 2~3년 정도는 저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채널 운영 초반에는 제가 교사의 입장에서 관찰했던 아이들이 자주 하는 행동이나, 반장선거·운동회·방학 등 학교에 시기별로 일어나는 이벤트를 영상 소재로 많이 참고했죠. 그게 제가 구독자, 특히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 같아요.

저는 초등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봐도 재미있는 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크리에이터로 전업하고 2~3년쯤 지난 뒤에는 제 경험 외에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시도했죠. 그때 '이런 소재의 영상이 보고 싶어요'라며 자신이 보고 싶은 콘텐트를 댓글로 남겨준 구독자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죠. 아이디어가 정말 생각나지 않은 날에는 라이브 방송을 켜서 구독자들에게 요즘에는 무엇이 유행하는지 물어보기도 해요.

Q : 현하: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트를 창작하려면 압박감이 심할 것 같아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요.

유튜버는 조회수, 영상 순위 등 업로드한 영상에 대한 결과를 자신의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그걸 볼 때마다 계속 채찍질 당하는 느낌이에요. 결과가 기대 이하면 기분이 좋지 않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죠. 그럴 때마다 저는 걷기를 해요. 몸 상태가 좋아지면 스트레스가 많이 해소되는 편이거든요.

스마트폰의 보급과 동영상 공유 플랫폼의 대중화로 누구나 1인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실제로 유튜버는 청소년 장래희망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Q : 혜원: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물건을 손에 넣은 아이들의 이야기인 '신비마트' 시리즈도 김켈리 채널의 인기 콘텐트예요. '신비마트' 시리즈를 책으로 출간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예전부터 어린이 만화책을 내고 싶은 꿈이 있었어요. 그간 제가 참여한 책이 출간된 적은 있지만, 어린이 만화책은 없었거든요. 『김켈리의 신비마트 1』은 원작은 제 영상이지만, 글과 그림은 전문 작가들이 맡았어요. 하지만 시리즈로 기획된 책이기 때문에 저도 캐릭터를 다듬거나, 글·그림 작가님을 섭외하는 과정에 참여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만화를 많이 봤기 때문에 『김켈리의 신비마트』 시리즈의 그림체가 예뻤으면 했어요. 그래서 제가 원하는 그림체를 구현하실 수 있는 작가님을 선정하는 데 의견을 많이 냈고, 대략적인 스케치나 스토리가 나오면 확인도 했죠.

Q : 현하: 『김켈리의 신비마트 1』에는 주인공 김켈리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이 등장하지만, 원작 '신비마트'에서는 김켈리님이 직접 일인 다역을 했죠. 그게 책과 원작의 가장 큰 차이일 것 같아요.

맞아요. 일인 다역을 하느라 옷을 여러 번 갈아입어야 해서 힘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한 영상당 등장인물이 2명이 넘어가는 걸 안 좋아해요(웃음). 제가 일인 다역을 한 '신비마트'와는 달리 『김켈리의 신비마트 1』은 글 작가님이 김켈리를 중심으로 여러 친구들의 캐릭터를 구축해 주셨어요.

김켈리의 유튜브 채널에서 '신비마트'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오늘날 청소년은 유튜브·틱톡 등 영상 플랫폼을 즐겨 찾는다.

Q : 혜원: '신비마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러 물건 중 김켈리님이 개인적으로 가장 갖고 싶은 물건은 무엇인가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0칼로리 숟가락'이요. 제가 먹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체중과 건강을 관리하려면 식단을 신경 써야 하잖아요. 0칼로리 숟가락이 있으면 제가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가고 싶은 장소를 사진으로 찍으면 그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세계여행 카메라'도 갖고 싶어요. 여행 가고 싶은 장소가 있어도 물리적인 거리가 너무 멀어서 못 가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Q : 현하: 요즘 많은 어린이가 장래희망으로 유튜버를 꿈꿉니다.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꾸준히 구독자에게 사랑받는 유튜버가 되려면 끈기·인내와 관찰력이 필요해요. 저는 영상 크리에이터로 전업한 뒤 몸이 아프거나 집안에 일이 있을 때 말고는 거의 매일 짧은 영상을 3개씩 올렸어요. 가끔 슬럼프가 와서 영상을 올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점점 구독자가 떠나고, 채널이 하향세를 타는 게 눈에 보여요. 그래서 꾸준히 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끈기와 인내가 중요하죠. 그리고 구독자가 어떤 영상을 좋아하는지 관찰하고 그걸 반영할 줄 아는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해요.

동행취재=권혜원(서울 당서초 6), 조현하(서울 성내초 5)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여러 번씩 영상을 시청하고 '정주행'하는 열렬한 켈로그(김켈리 팬덤명)인 제가 이번 취재를 통해 켈리님의 콘텐트 제작 비결을 알게 됐습니다. 켈리님은 선생님 시절 경험과 켈리님의 생각, 그리고 켈로그들의 의견을 반영해 영상을 제작한다고 하셨어요. 제가 이번 취재에서 제일 주목했던 부분은 『김켈리의 신비마트 1』 관련 이야기였죠. 유튜브 숏폼을 책으로 옮기며 새로운 캐릭터 설정과 유머 요소를 추가해 책만의 매력을 살리셨다고 해요. '신비마트'라는 숏폼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책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려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담으신 게 느껴졌어요. 어린 독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며 교훈을 주는 이야기의 구성과 그림으로, 재미는 물론 교육적인 면도 놓치지 않으신 것 같아요.

권혜원(서울 당서초 6) 학생기자

94만 유튜버 김켈리님을 인터뷰했어요. 김켈리 유튜브 채널의 오랜 팬으로서 취재 전부터 설레고 정말 기대가 많이 됐죠. 여러 질문을 했는데 그중 '영상에서 일인 다역을 하시는데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요?'라는 질문의 답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연기하는 게 힘들다'나 '여러 소품을 구하는 것이 힘들다' 이런 대답일 줄 알았는데 옷 갈아입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하셔서 좀 의외였거든요. 화면에서 봤던 것처럼 밝고 친절하게 인터뷰해주신 김켈리님과 소중한 취재 기회를 주신 '소년중앙'에 감사드립니다.

조현하(서울 성내초 5) 학생기자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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