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진수 (6) 대학원 도전 실패로 실망… SCADA부서 전산요원에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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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나는 한 분의 교수님 가르침에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이 사건은 훗날 내 인생에 있어 커다란 한 획을 긋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인생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일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그러한 축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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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응시했지만 낙방의 고배 마셔
실패 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어
컴퓨터 지식 없지만 전산요원에 응시
대학에서 나는 한 분의 교수님 가르침에 감명을 받았다. 그분은 가르치고자 했던 내용을 깊이 알고 계셨고 학생들에게 열정적으로 가르치셨다. 또 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 중 한 분이셨다. 나는 그분과 같은 실력 있는 교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1980년 대학을 졸업한 후 나는 대학교수의 꿈을 안고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공부에 더 박차를 가했다. 퇴근하면 독서실이라는 사설 공부방에서 대학원 진학 준비에 전력을 쏟았다. 취침도 그곳에서 해결했다. 잠을 청할 때는 침낭을 이용해 침대를 대신했다. 다리를 책상 밑으로 뻗어야만 겨우 잘 수 있는 비좁은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5~10명 정도가 함께 공부하며 지냈다.
그런 환경 속에 지내다 보니 제일 큰 문제는 몸이 아프면 편히 쉴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은 한번 심한 몸살감기에 걸렸다. 땀을 푹 내고 쉴 만한 곳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여관방에서 신세를 져야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잠을 줄이면서까지 일과 공부를 병행했던 노력은 오간 데 없어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응시했다가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세 번은 서울대 대학원에 응시해봤지만 결과는 역시나 허사였다. 아무래도 실력이 부족했던 탓이 크다.
대학원 도전에 실패해 실망하고 있었던 1982년 봄. 나는 근무 회사인 한국전력의 변전소를 원방에서 감시하는 컴퓨터 시스템 스카다(SCADA) 부서에서 전산요원을 선발한다는 소식을 직장 동료의 친구를 통해 들었다. 이는 원거리에 있는 설비들을 집중 감시하거나 제어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설비 및 계통의 합리적 운용 및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가능케 하는데 컴퓨터를 잘 알아야만 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나는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다. 심지어 대학에서는 전기공학만 공부했다.
그러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어 전산요원 선발에 응시했고 그렇게 전산요원에 선발되는 행운을 얻게 됐다. 그리고 이 사건은 훗날 내 인생에 있어 커다란 한 획을 긋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새로운 일에 첫발을 내디딘 나는 컴퓨터에 깊이 빠져들었다. 온종일 프로그램을 분석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작업은 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인생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일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그러한 축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렇다고 지난 9년 동안 내가 전기공학도의 길을 걸었던 것을 결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았다면 결과가 없더라도 낭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 낭비 같은 실패가 새 시작이 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전기공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바꾼 그때 내 나이는 25살이었다. 많은 사람이 학교에서 배운 학문에 대한 미련으로 길이 막혔음에도 새로운 길로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내 경험에 의하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의 70%는 써먹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새로운 일을 시작해도 한 해 동안 열심히 하면 다른 사람과 같이 되고 3년만 열심히 하면 전문가가 되는 법이다. 길이 막히면 다른 길이 있는지를 보고 새 길이 나오면 그 새 길로 가면 된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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