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필수 스펙이었는데… AI에 밀린 컴활 ‘휴지통 신세’

김지훈 2024. 10. 14.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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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학생들에게 있어 '취업 필수 스펙'으로 여겨지던 컴퓨터 사무 관련 국가기술자격증을 찾는 이들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이같은 컴퓨터 사무 관련 자격증에 대한 관심은 AI의 등장과 함께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한글과컴퓨터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한컴독스 AI'는 아예 워드프로세서 사업자가 AI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한 사례다.

이 같은 컴퓨터 사무 관련 자격증들이 'AI 자격증'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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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사무 자격증 응시자 급감
챗GPT가 문서 처리… 필요성 줄어
채용시장 AI 자격증이 대체 전망


한때 대학생들에게 있어 ‘취업 필수 스펙’으로 여겨지던 컴퓨터 사무 관련 국가기술자격증을 찾는 이들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AI(인공지능) 성능이 빠르게 발전하며 더 이상 사람이 일일이 문서를 제작할 필요성이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AI 관련 자격증이 이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2024 국가기술자격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접수 건수는 5만88건으로 집계됐다. 4년 전(2019년·7만9428건)과 비교하면 36.9% 급감한 수치다.

워드프로세서 자격증과 양대산맥을 이루던 컴퓨터활용능력(컴활)도 사정은 비슷하다. 2021년 50만6309건(1급 기준)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해 2023년에는 27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컴퓨터 사무 능력을 평가하는 민간자격시험 ITQ(정보기술자격)의 지난해 접수 건수 역시 4년 전에 비해 10만 건 이상 감소했다.

이같은 컴퓨터 사무 관련 자격증에 대한 관심은 AI의 등장과 함께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과거에는 원활한 일 처리를 위해 사람이 일일이 엑셀 함수를 입력하고 문서를 만들어야 했다. 이 작업을 얼마나 빠르게, 능숙하게 해내는지가 일 처리 속도를 좌우했다. 시험이 시행된 이래 워드프로세서와 컴활 시험을 접수한 누적 인원만 각각 590만명, 1062만명(1·2급 합산)에 달한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두 자격증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함께 ‘필수 스펙’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AI가 등장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오픈AI가 2022년 공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 GPT’에 작업 의도를 입력하면 몇 초 만에 엑셀 함수가 출력된다. 한글과컴퓨터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한컴독스 AI’는 아예 워드프로세서 사업자가 AI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한 사례다. 전용 챗봇에 공문서, 보도자료, 기획서 등 키워드를 입력하면 바로 양식에 맞는 문서가 생성된다.

기업이 워드프로세서나 컴활 자격증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도 컴퓨터 자격증의 쇠락 원인 중 하나다. 정보통신(IT) 스타트업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기초 컴퓨터 프로그램은 배우는 게 크게 어렵지도 않고, 자동화 툴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어 지원자의 컴활 자격증 보유 여부를 눈여겨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컴퓨터 사무 관련 자격증들이 ‘AI 자격증’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예로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실시하는 국가공인자격인 데이터분석 준전문가(ADsP) 시험 응시자는 2019년 1만349명에서 지난해 4만4202명으로 급증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앞으로 어떤 직종에서든 AI를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인재 채용의 핵심 평가 지표가 될 것”이라며 “지금은 IT 업계에 국한된 관련 자격시험에 대한 수요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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