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한국 영화·드라마 등도 역사·사회적 치부 드러내… 일본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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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일본 언론이 자국의 부정적인 면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힘에 주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2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다룬 칼럼에서 "한강처럼 현대사의 상처, 즉 한국이 걸어온 역사의 치부나 사회의 암부를 그린 작품이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에도 많다"며 "여기가 일본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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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칼럼 ‘소년이 온다’ 등 분석
영화 ‘기생충’ ‘서울의 봄’ 거론 평가
한국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일본 언론이 자국의 부정적인 면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힘에 주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2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다룬 칼럼에서 “한강처럼 현대사의 상처, 즉 한국이 걸어온 역사의 치부나 사회의 암부를 그린 작품이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에도 많다”며 “여기가 일본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닛케이 편집위원이 쓴 이 칼럼은 한강의 소설들에 대해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 민주화항쟁 사건에서 희생되거나 살아남은 시민들이 주인공이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1948년 한국 남부 제주도에서 일어난 4·3사건이 소재로 돼 있다”고 전했다. 대표작 ‘채식주의자’에 대해서도 “보통의 전업주부가 어느 날 고기를 먹지 않게 되는 배후에 한반도에 뿌리를 둔 가부장제 사회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20년 미국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며 “쉽게 넘지 못하는 한국의 계급사회가 모티브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국내에서 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하고 현재 일본에서 상영 중인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해서도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이 1979년 암살된 뒤 고조된 민주화 기운이 전두환의 하룻밤 쿠데타로 무너지면서 젊은이들에게 실망감이 확산된 현대사의 한 단면을 잘라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화예술 작품들이 “정권이나 재벌의 부패나 치열한 경쟁사회 등 자국에 부정적인 면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거론하며 날카롭게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칼럼은 “왜 한국에서는 현대사에 빛을 비추는가”라는 질문도 던진다. 필자는 좌우 대립, 지역주의, 가부장제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현대사는 역사가 아니라 시간과 지역을 초월해 현재진행형이고, ‘소년이 온다’에서 그려진 세계는 결코 지나간 게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역사 인식을 둘러싼 한·일 대립도, 현대사를 대하는 (좌우 진영 간) 방식의 차이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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