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통신] 라조크의 후회 “WBG전, 결단력이 부족했다”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너무 안 좋았어요. 상대에게 위축된 듯한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고요. 오늘은 충분히 이길 만한 시리즈였다고 생각했는데…결국 작년처럼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결과가 나왔네요.”
프나틱 ‘라조크’ 이반 마르틴이 1승3패로 월즈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탈락한 심경을 밝혔다.
프나틱은 1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4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경기(1승2패조)에서 웨이보 게이밍(WBG)에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3패째를 기록하면서 대회 탈락이 확정됐다.
아시아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이들은 디플러스 기아, TOP e스포츠(TES), WBG까지 동양팀 상대로만 3패를 당했다. 경기 후 만난 ‘라조크’는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았다. 상대에게 위축된 듯한 모습이 나왔다”면서 “충분히 이길 만한 시리즈였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작년과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아리·바이처럼 강제 이니시에이팅에 특화된 조합을 골랐음에도 경기의 중압감 때문에 소극적으로 플레이를 펼친 게 패인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먼저 이니시에이팅을 걸고 타깃 하나를 선정해서 빠르게 잡아내는 조합을 준비해왔다”면서 “너무 위축돼서 준비해온 플레이를 실행하지 못했다. 결단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합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프나틱은 상대방에게 광활한 공간과 기회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우리의 플레이 때문에 WBG가 공간을 많이 확보했다. 조금씩 주도권을 가져가기 시작했고, 결국 한타를 통해 게임을 완전히 장악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블루 사이드가 유리하단 평가가 나오지만 2세트를 패배한 프나틱은 3세트에서 재차 레드 사이드를 골랐다. ‘라조크’는 “2세트 경기력을 보고서는 다시 한번 레드 사이드로 할 자신이 있었다”면서 “사실 2세트도 유리한 게임이었다. 막판에 이니시에이팅을 포함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수단을 잘 활용하지 못해서 졌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선 세트에서 했던 걸 다시 한번 시도해보려고 레드 사이드를 선택했다. 스크림에서도 잘 통했던 조합과 전략이었다”면서 “사실 진영 선택이나 전략적인 판단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플레이가 받쳐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작년에 이어 또 한 번 스위스 스테이지의 벽을 넘지 못한 프나틱이다. 하지만 ‘라조크’는 “실망스럽기만 한 대회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고 가는 점이 많다. 특히 개인적으로 많이 배웠다”면서 “월즈 무대에서 세계 최고들과 겨루는 건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교전을 전개해야만 동양권 팀들을 넘어설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는 “동양권 팀을 잡기 위해선 언제나 적극적으로 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가 서서히 우리를 잠식해나간다는 걸 느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결단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 부분은 꼭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연습에선 됐던 게 실전에선 안 됐다. 그는 “연습에서는 우리의 강점이 잘 드러났다. 겁 없이 상대의 싸움을 받아쳤다. 사실 성적도 준수했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디플 기아, TES, WBG와 대결했을 때는 겁에 질렸다. 상대가 그 점을 잘 이용해서 이득을 많이 챙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조크’는 이제 연말까지 휴식을 취하면서 내년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나도, 프나틱도 굉장히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심한 한 해를 보냈다. LEC의 새로운 포맷과 함께 굉장히 긴 호흡의 한 해를 보냈다. 쉴 시간이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게임을 멀리하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서 “당장은 심신이 많이 지쳐 있는 상태다. 더 나은 내년을 도모하기 위해서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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