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건설 계약 근절”...부당특약 무효화 법안 추진 [국회 방청석]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4. 10. 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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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서 법제화 법안 추가 발의
“하도급 시 부당한 특약 무효화해야”
‘표준 하도급 계약서’ 사용도 의무화
여·야·정 한목소리...법제화 속도
서울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 멈춰 서 있는 타워크레인 모습. (매경DB)
건설업계에서 하도급 불공정 거래 관행이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가운데, 국회에서 하도급 거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부당특약 무효화’ 입법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 10일 하도급 계약에서 원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부당한 특약을 강요할 경우 해당 특약을 무효로 하고, 공공 분야 건설위탁에서도 ‘표준 하도급 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하도급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부당 특약의 민사적 효력을 상실시키는 별도의 조문은 없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계약상 열악한 지위에 놓인 하도급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원사업자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개정안은 원사업자가 부당한 특약을 설정하는 경우 마땅히 이를 무효로 명시해 수급사업자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도모하도록 한 것.

또 개정안은 공공 분야 건설위탁 시 표준 하도급 계약서를 의무화하는 조문을 신설했다.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의 적용을 받는 원도급 건설위탁의 경우에는 반드시 표준 도급 계약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하도급의 경우에는 하도급법에 관련 규정이 없다. 이에 같은 내용의 조문을 ‘하도급법’에도 신설해 불공정 하도급 거래 발생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취지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9월 2일 ‘부당한 특약이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한다’는 내용의 하도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같은 부당특약 무효화 법 개정과 관련 여당과 야당 모두 의기투합하는 모습이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강일 민주당 의원(9월 9일)과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김상훈 의원(8월 12일)도 부당특약 무효화 관련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역시 9월 2일 ‘부당한 특약이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 그 부분에 한정해 무효로 한다’는 내용의 하도급법 개정안을 내놨다.

윤한홍 의원은 “현행법은 원도급 업체가 하도급 업체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의 특약을 설정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그러나 하도급 업체에 각종 비용을 전가하는 등의 고질적인 부당특약 설정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부당특약 무효화를 올해 주요 업무로 추진, 입법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선중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정책관은 8월 30일 국회에서 마련된 ‘건설 하도급 거래 공정성 확보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부당특약 무효화는 공정위에서도 우선 추진 정책으로 정했다”며 “특히 여야가 공통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입법 성과까지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 모두 하도급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부당특약을 설정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향후 법제화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민병덕 의원은 “기존 하도급법은 부당한 특약을 금지하면서도 그 효력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어 ‘부당특약’을 사실상 방치한 반쪽짜리였다”며 “국가와 지자체가 맺는 건설위탁 계약에 더해 공공 분야 하도급 계약까지 ‘표준 하도급 계약서’사용을 의무화해 최소한 공적 영역에서 만큼은 불공정한 건설 계약이 근절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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