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오징어의 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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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는 1982년 처음 발표된 이후 몇 차례 가사가 수정됐다.
동해에서 오징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는 동해의 가장 대표적인 수산 자원이었으나 최근 어획량이 급격하게 줄었다.
언젠가 오징어도 명태에 이어 동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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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는 1982년 처음 발표된 이후 몇 차례 가사가 수정됐다. 30주년을 맞은 2012년 달라진 노랫말에는 동해 생태계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겼다. ‘오징어∼, 꼴뚜기∼, 대구, 명태, 거북이∼’로 시작되는 3절에서 ‘명태, 거북이’가 사라졌다. 동해안에서 더 이상 잡히지 않는 어종 대신 ‘홍합, 따개비’가 삽입됐다. 달라진 동해의 평균 수온과 강수량도 바로잡혔다. 수온은 ‘십이도’에서 ‘십삼도’로 1도 올랐고, 강수량은 ‘천삼백’에서 ‘천팔백’으로 늘었다.
머지않아 노랫말을 또 고쳐야 할지 모르겠다. 동해에서 오징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는 동해의 가장 대표적인 수산 자원이었으나 최근 어획량이 급격하게 줄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징어 어획량은 689t으로 5년 전의 1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그중 살오징어는 지난해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언젠가 오징어도 명태에 이어 동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징어가 사라지는 원인으로 남획과 해양 오염 등도 거론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제1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수온 상승은 동해만 겪는 변화가 아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관측한 우리나라 해역의 표층 평균 수온은 지난해 19.8도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이자 지난 20년간(2001~2020) 평균 수온보다 0.6도나 높았다.
반면 북극해에서는 오징어 출현 빈도가 늘고 있다. 한국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최근 78일간의 북극 연구 항해 중 북위 77도에서 처음으로 오징어 유생을 채집했다. 오징어는 종류가 400~450종에 달하고, 전 세계 바다에 고루 서식하지만 북극해에서는 보기 드문 어종이었다. 그러나 2020년에도 스웨덴 등 국제연구팀이 북극해에서 오징어 1마리를 발견하는 등 오징어의 북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그나저나 오징어는 ‘독도를 지키는 대표 어종’의 지위를 조만간 잃을 것 같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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