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벨문학상 계기 책 읽는 문화 확산되길

2024. 10. 1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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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모처럼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다.

책을 사려고 곧장 서점으로 달려간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온라인서점은 책 주문이 폭주해 한때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한강의 수상을 계기로 사람들이 다시 책을 찾고 인문학이 부흥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강의 수상 이후 전 세계가 한국 작가와 책들에 주목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인들이 이를 외면하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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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수상 뒤 책 구매 붐
스마트폰 중독 벗어나
독서 열풍 일으킬 기회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저서가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모처럼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다. 수상 소식에 퇴근길 지하철에서 소리를 질렀다는 얘기부터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거나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는 사연들이 쏟아지고 있다. 책을 사려고 곧장 서점으로 달려간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온라인서점은 책 주문이 폭주해 한때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한강의 작품은 11일 오후 2시까지 교보문고에서만 10만3000부가 팔렸고, 예스24에서도 8만부가량 판매되는 등 그야말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모습은 인문학의 위기 시대, 의학과 이공계만 중시되고 문과 출신이라 죄송하다는 ‘문송’의 시대에 비춰보면 퍽 낯선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 찾기가 힘들어졌고 동네서점은 계속 사라져가고 있다. 영상물에 밀려 시와 소설은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성인 10명 중 6명은 책을 한 권도 안 읽었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도 있었다. 대신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게임 등을 즐기려고만 하고 있다. 심지어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책을 멀리하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려 해 논란이 되곤 한다.

한강의 수상을 계기로 사람들이 다시 책을 찾고 인문학이 부흥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강도 노벨위원회와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책을 읽으며 자랐고, 문학과 함께 성장했다고 말했다. 독서로 길러지는 인문학적 교양과 삶의 지혜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된다. 거기서 나오는 창의력과 상상력은 다른 분야 학문이나 활동을 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 문학으로 접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삶은 지금 시대에 긴요한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워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번에 찾아온 독서 열풍 조짐을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게 해선 안 된다. 한강 이외에도 다른 소설가나 시인의 작품도 읽어보고 인문교양서도 폭넓게 접해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문학과 출판계가 더욱 번성할 수 있고 제2, 제3의 한강도 나올 수 있다. 한강의 수상 이후 전 세계가 한국 작가와 책들에 주목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인들이 이를 외면하면 안 될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출판계, 교육계 등에서도 이참에 책 읽기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 지원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마침 독서의 계절이 찾아왔고, 한강이 불을 붙였다. 스마트폰에 납치됐던 독서의 시간을 되찾아오기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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