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가 웃었다… MVP 임찬규 역투 펼친 LG, KT 꺾고 PO 진출
벼랑 끝 승부에서 쌍둥이가 웃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5전 3승제)에서 4-1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거둔 LG는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가 기다리는 플레이오프(5전 3승제)에 진출했다. PO 1차전은 13일 오후 2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LG는 1회 말 신민재의 안타, 오스틴 딘의 2루타, 김현수의 2루타를 묶어 2점을 먼저 뽑았다. 3회엔 신민재가 1사 이후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송구가 빠진 사이 3루에 도달했다. 신민재는 이 도루로 준플레이오프 최다 도루 기록(5개)를 세웠고, 오스틴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LG 선발 임찬규의 투구가 빛났다. 임찬규는 6회까지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했다. LG 팬들은 7회 무사 1·2루에서 교체된 임찬규의 이름을 연호했다. 후속 투수 손주영은 황재균에게 볼넷을 줘 만루에 몰렸으나 1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임찬규의 승리 요건을 지켰다. LG는 7회 말 문성주가 1타점 적시타를 쳐 KT의 추격을 따돌렸다.
임찬규는 1차전에서 5와 3분의 2이닝 2실점하고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승을 따냈다. 그리고 4일 휴식 후 나와 다시 승리를 따냈다.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58의 성적을 거둔 임찬규는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67표 중 34표(50.7%)를 받아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임찬규는 휘문고 시절 시속 150㎞ 강속구를 뿌린 기대주였다. 2011년 1라운드 2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어렸을 때부터 LG 팬이었던 그는 "꿈을 이뤄 기쁘다"고 했다. 하지만 데뷔 첫 해부터 65경기에 나서는 등 잦은 등판으로 인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강속구를 잃은 임찬규는 2018년 11승을 거두긴 했지만, 평범한 투수가 됐다.
2020년부터 임찬규는 한 단계 성장했다. 130㎞대 후반에 머물던 구속이 10㎞ 이상 향상됐다. 살아남기 위해 가다듬은 변화구에 구속까지 더해지니 거칠 게 없었다. 지난해엔 데뷔 후 최다인 14승(3패, 평균자책점 3.40)을 거두며 LG의 우승에도 기여했다.
FA(자유계약선수)가 된 그는 "다른 팀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LG와 단독 협상을 벌인 뒤 잔류를 택했다. 정규시즌에서 두자릿수 승리(10승 8패 평균자책점 3.85)를 따낸 임찬규는 가을엔 더욱 눈부신 투구를 펼쳤다.
염경엽 LG 감독은 "힘든 준플레이오프였다. KT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전하고 싶다. 우리가 좀 더 운이 따랐다. 선수들이 KT 선수들보다 조금 더 절실했던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헤줬다"고 말했다. 이어 "임찬규가 상을 받았지만, 내 마음의 MVP는 에르난데스다. 마음들이 선수들에게 전해져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 해줬다"며 "말은 하지 않았으나 포스트시즌은 자신감이 있었다. 시즌 초반에 안 된 부분이 잘 됐고, 투수진이 받쳐줬다. 우리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또 "재미있는 시리즈였다.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5년 동안 팬들이 많아졌다. 감사하다.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셔서 죄송하다. 준비를 잘 해서 내년에 더 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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