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신차 대전 ‘매력덩이’ SUV의 유혹 [스페셜리포트]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4. 10. 1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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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여파로 신차 수요가 위축됐지만, 중형·준중형급을 중심으로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 중이다. 준중형과 중형의 명확한 구분 방식은 없지만, 통상 전장(차량 길이) 4600㎜를 넘지 않을 경우 준중형으로 분류한다.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가 양분했던 SUV 시장에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가 뛰어들어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벤츠와 BMW 등 수입차 업계에서도 중형·준중형 SUV 출시에 속도를 낸다. 통상 4분기는 연말을 앞두고 가격 할인이 본격화하는 때로 완성차 업계에서는 막판 판매량 증대를 위해 고삐를 죌 전망이다.

왼쪽부터 KGM 중형 SUV ‘액티언’, 기아 쏘렌토 연식 , 변경 모델 ‘더 2025 쏘렌토’, 르노코리아 중형 SUV 신차, ‘그랑콜레오스’. (KGM, 기아, 르노코리아 제공)
르노·KGM, ‘쏘렌토 게 섰거라’

현대차·기아 점유율 수성 나서

완성차 업계가 판매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SUV 신차를 잇따라 출시한다. 내수 소비 부진의 유일한 돌파구로 여겨지면서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SUV 판매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8월 기준 중형·준중형 SUV는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3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판매차량 10대 중 3대가 중형 또는 준중형 SUV인 셈이다. 전체 SUV 판매량 가운데 중형과 준중형 비율은 60%에 달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내수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상대적으로 마진이 좋은 SUV 판매에 주력한 점과 소비자 선호도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본다.

무엇보다 SUV는 완성차 업계 이익률을 결정짓는 핵심 차종으로 분석된다. SUV와 세단은 제조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SUV의 대당 평균판매가격이 더 비싸 제조사 마진이 높다. 엔진 같은 파워트레인과 인테리어 등에서 SUV 원가가 더 들 수 있지만 차량 플랫폼 공유로 실질적인 제조 비용 차이는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제조 비용 차이가 미미하지만 시장에서는 차체가 더 크고 패밀리카 수요가 많은 SUV에 일종의 프리미엄이 붙어 대당 판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 당연히 주요 완성차 제조사는 SUV 판매에 각별한 공을 들인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 내수 독주를 견제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르노코리아와 KGM 간 각축전이 눈에 띈다.

르노코리아는 중형 SUV 신차 ‘그랑콜레오스’를 내놓고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그랑콜레오스는 프랑스 르노 본사가 아닌 르노코리아가 2020년 XM3 이후 4년 만에 자체 개발한 차량이다.

그랑콜레오스는 가솔린 터보 2WD, 가솔린 터보 4WD, E-테크 하이브리드 등 세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나왔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동급 최대 용량인 1.64㎾h 배터리와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시속 40㎞ 이하로 도심에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그랑콜레오스 차체 길이는 4780㎜, 휠베이스는 동급 최대인 2820㎜로 실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조수석 앞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12.3인치 대형 스크린 3개를 탑재했다. 가격은 가솔린 3495만~4345만원, 하이브리드 3777만~4352만원이다.

KGM도 중형 SUV ‘액티언’으로 왕년의 명성 회복을 노린다. 액티언이라는 차명은 옛 쌍용차 시절 2005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던 ‘쿠페형 SUV’ 1세대 액티언으로부터 이어받았다. 이번 액티언 역시 쿠페 스타일 도심형 SUV다. 쿠페형 디자인에 측면 적재부를 연장해 중형 SUV 수준 실내 공간을 갖췄다. 전장 4740㎜, 전폭 1910㎜, 전고 1680㎜로 준중형과 중형 사이 차급을 적극 공략한다.

동력 성능도 모자람이 없단 평가다. 친환경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과 3세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대 토크 28.6㎏·m, 최고 출력 170마력을 낸다. 기존 엔진보다 출발 시 가속 성능이 10% 개선됐다. 연비는 복합 기준 ℓ당 11㎞다. 액티언은 KGM 창사 이래 역대 최다인 5만8085대의 사전 예약을 기록했다. KGM 관계자는 “액티언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5일 만에 780대가 판매되는 등 분위기가 좋다”고 밝혔다. 액티언은 S7과 S9 2가지 모델로 판매된다. 하위 트림인 S7 시작 가격은 3395만원이다.

이에 맞서 ‘SUV 명가’ 기아는 쏘렌토 연식 변경 모델 ‘더(The) 2025 쏘렌토’를 최근 내놨다. 쏘렌토는 국내 시장에서 올 1~8월 누적 판매 6만686대로 내수 승용차 판매 1위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더 2025 쏘렌토는 고객 선호도가 높은 안전·편의 사양 고급화에 주력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신규 사양인 스티어링 휠 진동 경고(햅틱)와 선바이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이 전 트림에 적용됐다. 선택 사양으로 운영하던 디지털 키 2, 지문 인증 시스템 등을 시그니처 트림부터 적용했다. 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3605만~4464만원, 1.6 하이브리드 3885만~4929만원.

현대차는 싼타페 연식 변경 모델 ‘2025 싼타페’를 최근 출시하고 점유율 방어에 나선다. 2025 싼타페는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현대 스마트센스를 기본 적용하는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대폭 보강했다. 프레스티지 플러스 트림을 신설해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측방 모니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제공한다.

대형 SUV 시장을 휩쓸었던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모델도 연내 등장한다. 파워트레인은 현대차가 새롭게 개발 중인 2.5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가 추가되면서 선택 폭이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기존 3.8ℓ 가솔린은 3.5ℓ 가솔린 터보 모델로 대체되고, 2.2ℓ 디젤 모델은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에 따라 단종된다. 내부에는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팰리세이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TMED-2’로, 구동과 발전 역할을 담당하는 2개 전기모터와 2.5ℓ 가솔린 터보가 조합된 게 특징이다. 기존 모델 대비 출력과 효율성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존 7~8인승 구성에 9인승 트림이 추가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9인승 모델이 나오면 버스전용차로와 각종 세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전기 SUV ‘아이오닉9(가칭)’도 이르면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아이오닉 시리즈 최상위 모델이 될 아이오닉9은 구체적인 배터리 성능이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아 대형 전기 SUV ‘EV9’보다 성능이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벤츠 vs BMW, SUV 맞대결

수입차 1위 자웅 겨뤄

수입차 브랜드 역시 새로운 SUV 모델을 대거 투입한다. 전기차 모델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독일차 브랜드 중에서는 BMW코리아가 소형 SUV에 이어 연말 중형 SUV를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는 ‘럭셔리 SUV’를 표방한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BMW코리아는 최근 고성능 프리미엄 소형 SAC ‘뉴 X2 M35i xDrive(드라이브)’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SAC(Sport Activity Coupe)는 BMW 쿠페형 SUV를 일컫는 용어다. 지붕 높이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쿠페와 SUV가 결합된 스타일이 특징이다.

뉴 X2 M35i x드라이브는 BMW 뉴 X2 라인업 고성능 모델로 BMW M 특유의 디자인을 적용해 스포티한 감각을 한층 강조했다. 최고 출력 317마력, 최대 토크 40.8㎏·m를 발휘하는 M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7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4초 만에 달린다. 주행 상황에 따라 댐퍼의 감쇠력(진동을 멈추게 하는 저항력)을 조절할 수 있는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장착해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최적 주행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BMW코리아는 올 연말 중형 SUV X3 완전변경 모델도 내놓는다. 신형 X3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나오는 4세대 모델이다. X3는 2003년 첫선을 보인 이후 변화를 거듭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350만대가량 팔린 BMW 간판 모델이다. 신형 X3는 안팎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고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등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차체는 이전 모델 대비 34㎜ 길어졌으며 폭은 29㎜ 넓어졌다. 높이는 25㎜ 낮아진 1660㎜다. 국내에는 가솔린과 디젤 엔진이 탑재된 모델이 판매될 예정이다. 다만 디젤 모델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과 순수 전기차 모델도 라인업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벤츠는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 G-클래스를 앞세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신형 G-클래스는 올 연말 공식 판매를 앞두고 있으며 G450d 모델을 시작으로 고성능 모델인 메르세데스-AMG G63,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형 G-클래스는 부분변경 모델로 올 3월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 G-클래스 특유의 디자인은 유지하고 세부 요소를 변경한 게 특징이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효율성을 높였다.

G-클래스 최초로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G580 with EQ Technology)도 기대를 모은다. G-클래스 특유의 각진 디자인을 계승한 동시에 구동 모터 탑재를 위해 기존과 동일한 사다리형 프레임 차체를 보강했다.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은 116㎾h이며 WLTP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473㎞를 주행할 수 있다는 게 벤츠 측 설명이다. 4개의 개별 제어 전기모터를 통해 432㎾의 출력을 발휘하고 제자리에서 회전할 수 있는 G-턴 기능과 오프로드 주행 시 회전 반경을 크게 줄여주는 G-스티어링 등 기능도 탑재된다.

이외 벤츠는 지난 7월 브랜드 최상위 클래스인 마이바흐의 첫 순수 전기차 ‘마이바흐 EQS SUV’도 국내 공식 출시했다. 마이바흐 EQS SUV는 지난해 상하이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모델로, 벤츠 전기차와 비슷하지만 곳곳에 마이바흐 고유의 디자인 요소가 담긴 게 특징이다. 아우디코리아는 대형 전기 SUV ‘더 뉴 아우디 Q8 e-트론’과 ‘더 뉴 아우디 Q8 스포트백 e-트론’, 그리고 아우디 Q8 e-트론 고성능 모델 ‘더 뉴 아우디 SQ8 스포트백 e-트론’을 지난 6월부터 판매 중이다. 모두 기존 아우디 e-트론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BMW코리아는 올 연말 7년 만에 ‘X3’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BMW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첫 순수 전기차 ‘마이바흐 EQS SUV’.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G-클래스 최초의 전동화 모델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더 뉴 아우디 Q8 e-트론. (아우디코리아 제공)
볼보 더 뉴 XC90 인기

폴스타4, 1회 충전 511㎞ 주행

비독일차 브랜드 신차도 눈여겨봄직하다.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 SUV가 대거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볼보는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플래그십 SUV ‘더 뉴 XC90’을 최근 공개했다. 볼보 SUV 시리즈인 ‘XC’ 라인의 최상위 모델인 XC90은 볼보에서 2002년부터 생산한 준대형 SUV로 세단인 S90과 함께 볼보 플래그십 모델이다. 더 뉴 XC90은 내외부 디자인이 새롭게 변경되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그대로 유지된다. 외관상 헤드램프가 전기 SUV EX90과 비슷해졌고 파워트레인은 2.0ℓ 가솔린 엔진을 기본으로 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모델로 구성됐다. XC90 가솔린 모델 B6 AWD에는 48V 배터리와 가솔린 B6 엔진이 장착돼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42.8㎏·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제로백은 6.7초다. 복합 기준 연비는 9.2㎞/ℓ로, 도심과 고속 연비가 각각 8㎞/ℓ와 11.2㎞/ℓ다.

폴스타는 10월부터 전기 SUV ‘폴스타4’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최근 환경부 주행거리 인증을 마쳤는데, 국내 판매 중인 전기 SUV 가운데 가장 긴 주행거리를 인증받아 눈길을 끈다. 자동차 배기가스·소음 인증 시스템(KENCIS)에 따르면, 폴스타4 롱레인지 싱글모터 모델은 1회 완충 시 주행거리 511㎞(상온 복합 기준)를 인증받았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전기 SUV 중 최장 기록이다. 도로 환경에 따라 실제 주행거리는 국내 인증치보다 높은 수준도 가능할 전망이다.

폴스타4 가격은 롱레인지 싱글모터 기준 6690만원에서 시작한다. 폴스타가 진출한 27개 국가 중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폴스타4 주요 출시 국가인 스웨덴·독일보다 약 2800만원, 미국보다 약 1100만원 낮다. 폴스타코리아는 폴스타4 롱레인지 싱글모터의 인증과 출고를 시작하고 고성능 모델인 롱레인지 듀얼모터도 순차 출고한다. 최고 출력이 544마력(400㎾)에 이르는 폴스타4 롱레인지 듀얼모터 가격은 7190만원이다.

이외 혼다코리아는 8인승 대형 SUV 파일럿의 신규 트림 ‘블랙 에디션’을 선보였다. 파일럿은 지난해 8월 완전변경 모델이 나왔다. 파일럿 블랙 에디션은 파일럿 최상위 트림 엘리트(ELITE)를 기반으로 내·외관에 블랙 컬러 디테일과 레드 컬러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파일럿 블랙 에디션 가격은 7090만원이며 색상은 블랙, 화이트 2가지로 판매된다.

볼보의 ‘더 뉴 XC90’ 부분변경 모델은 외부 디자인이 전기 SUV ‘EX90’과 비슷해졌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소형 SUV로 전기차 ‘캐즘’ 뚫는다

EV3·캐스퍼 일렉트릭, 가성비 ‘엄지척’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아 EV3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대표되는 보급형 전기차 선전 덕분이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소형 전기 SUV의 수요는 굳건한 모습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한국GM, 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5사가 지난 8월 국내에서 판매한 소형 SUV는 총 1만6296대로 집계됐다. 이 중 전기차는 35.6%에 해당하는 5808대다. 지난해 8월(9%)과 비교하면 소형 SUV 중 전기차 비중이 크게 늘었다.

소형 SUV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 1~8월 14만926대에서 올 1~8월 9만7936대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소형 ‘전기’ SUV가 소형 SUV 시장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을 주축으로 한 소형 전기 SUV 판매가 지난 8월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기아 EV3는 판매 첫 달인 지난 7월에만 1975대 팔린 데 이어 8월에는 4002대가 주인을 찾았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지난 8월 국내에서만 1439대 판매됐다. 지난 8월 한 달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1·2위도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이었다.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의 인기 비결은 저렴한 가격이다. 정부·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EV3 스탠다드 모델은 3000만원 초중반대, 주행거리가 더 긴 롱레인지 모델은 3000만원 중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2000만원 후반대에도 구매 가능하다. 캐스퍼 일렉트릭도 가격은 2990만원인데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가 2000만원대 초중반대로 낮아진다. 주행거리가 길다는 점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실속형 소비자에게 호평받는 요인이다. EV3는 스탠다드 사양 기준 한 번 충전하면 350㎞까지 달릴 수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315㎞에 달한다. 기아의 경형 전기 레저용차량(RV)인 레이 EV(205㎞)보다 주행거리가 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보급형 전기차가 선전하고 있다”며 “그동안 대형차와 SUV만 찾던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고 귀띔했다.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9호 (2024.10.09~2024.10.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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