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지간’ 이동환과 장희민,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서 우승 경쟁…“마지막날 챔피언조서 만나길 바래”
‘스승’이동환, 4언더파 이재경 등과 공동 8위
투어를 같이 뛰며 경쟁하는 사제지간이 있다. KPGA투어서 활동중인 이동환(37)과 장희민(22·DB손해보험)이다. 이동환이 스승, 장희민이 제자다.
이동환의 커리어는 화려하다. 2004~2005년까지 국가대표를 역임한 이동환은 2006년에 일본투어에 진출, 최연소 신인왕을 차지했다. 일본투어서 2승을 거둔 뒤 2012년에 아시아 출신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수석합격했다.
하지만 PGA투어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시드를 잃은 뒤 2부인 콘페리투어에서 PGA투어 재입성 기회를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국내로 유턴했다. 그리고 2023년 ‘KPGA 투어 QT’ 공동 25위로 올 KPGA 투어 입성에 성공했했다.
2016년 국가 상비군 출신인 장희민은 2016년 영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DP월드투어 3부투어서 프로 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 KPGA 투어프로에 입회한 2022년 KPGA 투어 데뷔, 데뷔 2번째 대회인 2022년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올해도 이 대회 전까지 17개 대회 출전, 절반을 갓 넘긴 9개 대회 컷 통과에 성공했다. ‘톱10’ 입상은 딱 2차례로 그 중 최고 성적은 지난 9월에 열린 골프존-도레이 오픈 공동 2위다.
이동환과 장희민이 사제의 연을 맺은 것은 올 7월 부터다. 원래 스승이었던 최현프로가 개인사로 더 이상 장희민을 돌보지 못하면서다. 투어와 아카데미 운영를 병행하고 있는 이동환이 투어 프로를 제자로 받아들인 것은 장희민이 처음이다.
KPGA투어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 투어 활동을 하는 경우는 이들 사제지간이 유일하다. 둘은 지난 10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CC에서 개막한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10억 원)에도 동반 출전했다.
11일 끝난 대회 2라운드에서 제자인 장희민은 5타를 줄여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과 함께 공동 선두(중간합계 8언더파 134타), 이동환은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8위(중간합계 4언더파 138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장희민은 “7월 KPGA군산CC 오픈 때부터 이동환 프로님께 배우고 있는데 프로님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있다”라며 “코스 공략 때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려 주신다. 프로님의 오랜 투어 생활에서 터득한 멘탈적 노하우를 알려 주시는데 특히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어 데뷔 이후 전체적으로 올해가 가장 나은 것 같다. 샷이 많이 안정됐고 몸이 아픈 부분이 없다”라며 “어렵게 잡은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프로님이 가르쳐 주신 코스 매니지먼트를 명심하고 남은 이틀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렇다면 스승 이동환은 제자 장희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지금은 (희민이) 마음을 만져 주는 정도”라고 웃으며 “워낙 성실하고 몰두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가급적 좋은 생각을 하라고 조언 한다. 또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기술적인 부문은 시즌 중이라 작은 느낌 정도만 얘기한다. 큰 틀은 아직 손 못댄다”면서 “워낙 밝고 재미있는 친구다. 그런데 골프장만 들어가면 간이 안좋은 사람처럼 경직된다. 그래서 마음을 내려 놓으라고 한다. 희민이는 이제 투어 3년차로 앞길이 창창하다. 좀 더 투어 경험이 많은 선배로서 그 나이 때부터 준비를 차근차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해주고 있다”고 제자를 추켜 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바램이 있다면 이 기세를 몰아 희민이와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는 것”이라며 “스승과 제자 사이지만 투어에서는 한 치 양보없는 멋진 승부를 펼쳐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장=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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