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전 설욕 숨은 공신, 이 선수에 주목하는 이유

[WC 3차 예선] '주장' 김민재와 합 맞춘 조유민, 빌드업·대인 수비 '인상적'

[곽성호 기자]

▲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수비수 조유민(샤르자) ⓒ 대한축구협회

홍명보호가 원정에서 값진 승점 3점과 함께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의 아픔을 완벽하게 복수했다. 다양한 선수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가운데 '주장' 김민재와 함께 중앙 수비를 책임졌던 조유민(샤르자)의 활약도 눈부셨다.

홍명보 감독의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요르단 암만에 위치한 암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요르단에 2-0으로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2연승을 질주, 2승 1무 승점 7점으로 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전반 시작과 함께 요르단의 거센 압박으로 골대를 맞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고, 공격 핵심 황희찬마저 상대의 거친 반칙으로 경기장에서 나가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경기를 이어간 대표팀은 전반 38분 설영우의 크로스를 받은 이재성이 완벽한 헤더 슈팅으로 골문을 흔들었다.

선제 득점 이후 경기를 압도적으로 주도하기 시작한 대표팀은 후반 배준호-오현규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흐름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23분 오현규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대표팀은 백승호-홍현석을 교체 카드로 활용, 점유율을 늘려갔고 결국 2-0으로 완벽하게 승점 3점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임시 주장' 김민재와 환상 호흡 보여준 조유민, 주전 가능성 봤다

완벽했던 승리였다. 시작과 함께 잠시 흔들렸지만, 집중력 높은 모습과 요르단의 수비 허점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당한 수모까지 갚았다. 홍 감독 역시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 종료 후 홍 감독은 "어려운 요르단 원정 경기에서 승리해서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 멀리서 요르단까지 원정 온 응원단에도 감사하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은 젊은 피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반 38분 이재성의 선제 득점을 도운 '미남 풀백' 설영우는 압도적인 활동량과 실력으로 요르단의 공격을 막아냈고, 교체로 투입되어 추가 득점을 기록한 오현규 역시 최전방에서 빛을 발휘했다. 이에 더해 후반 교체 출전한 배준호는 양 측면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패스와 드리블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이런 젊은 피들이 만점 활약을 펼친 가운데 중앙 수비에서 탄탄한 수비 실력을 뽐내며 '임시 주장' 김민재와 환상 호흡을 보인 조유민의 활약도 눈부셨다. 이번 10월 명단에서 대표팀은 중앙 수비 진영에서의 변화를 예고했다. 김민재와 함께 중앙 수비에서 오랜 호흡을 맞췄던 A매치 112경기를 소화한 김영권이 홍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권경원 역시 부상으로 소집이 불가했기 때문.

10월 명단에는 주축 김민재를 비롯해 이한범, 김주성, 정승현, 조유민을 발탁하며 변화를 꾀했고, 그 첫 번째 선택은 조유민이었다. UAE(아랍에미리트)에서 맹활약하며 중동 무대에 익숙한 조유민은 홍 감독이 자신을 왜 선택했는지 경기 내내 증명했다. 요르단의 매서운 공격을 김민재와 좋은 호흡을 선보이며 막아냈고, 순간마다 과감한 전진 패스를 통해 공격 연결까지 해냈다.

비록 요르단이 공격 핵심 무사 알 타마리(몽펠리에)는 부상으로 제외, 알 나이마트(알 아라비)는 후반 교체 출전으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며 반쪽짜리 공격력이었지만, 조유민은 김민재와 함께 좋은 수비 실력을 선보였다. 조유민은 90분간 경기장을 누비며 패스 성공률 95%(수비진 1위), 롱패스 성공 4회, 태클 성공 1회, 볼 차단 2회, 지상 볼 경합 3회를 기록했고, 공격에서도 공격 진영 패스 성공 5회로 공수 양면에서 펄펄 날았다.

특히 1-0으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60분에 상대의 위협적인 크로스를 온몸으로 걷어내는 수비는 백미였다. 조유민의 인상적인 활약은 대표팀의 주전 경쟁에 건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베테랑' 김영권이 빠진 가운데 1996년생 조유민이 세대교체 가능성을 확실하게 높이는 데 성공했고, 향후 대표팀 수비 경쟁에 있어서 다양한 자원들이 있음을 온몸으로 알렸다.

한편, 까다로운 요르단 원정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한 홍명보호는 11일 대한축구협회(KFA)에서 마련한 전용기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다가오는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4차전 이라크와의 맞대결을 준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