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 Live] "요르단 2, 코리아 0?" '한국 2, 요르단 0'으로 아시안컵 아픔 완벽히 설욕

[풋볼리스트=암만(요르단)] 김희준 기자= 한국이 요르단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기며 지난 아시안컵의 아픔을 설욕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을 치러 요르단에 2-0으로 이겼다.

요르단 팬들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기세등등했다. 올해 한국에 두 차례나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은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2-2로 비겼고, 4강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2-0으로 완파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이 경기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경질됐고, 한국은 3월과 6월 A매치를 임시 감독으로 치러야 했다.

이번 경기는 홍 감독이 정식으로 부임한 뒤에 치러졌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되기는 했지만, 요르단도 에이스 무사 알타마리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한국은 요르단에 최대한 빠르게 모여들어 선수들이 회복하고 요르단 잔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경기 전 요르단 팬들은 한국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들이 이길 거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취재진과 만날 때에도 "요르단이 이길 거다", "손흥민 없이 승리도 없다(NO SON, NO WIN)", "요르단 2, 한국 0" 등 인사하듯 한국 축구를 비웃었다. 경기장에서도 열띤 응원으로 요르단을 독려하는 한편 한국 팬들의 응원을 더 큰 목소리로 묻는 등 홈에서 가져갈 이점을 최대한 취하는 모습이었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황희찬에게 거친 태클을 걸어 몸에 부담을 줬고, 전반 23분에는 이미 한 번 다쳤던 왼쪽 발목을 다시 한번 공격해 황희찬이 부축을 받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게 만들었다.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황인범에게도 지나친 태클로 위협을 가했다.

이재성(가운데 왼쪽), 이강인(이상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나 경기는 한국이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전반 38분 설영우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재성이 정확한 위치선정을 통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앞서나갔다. 후반 23분에는 오현규가 강하고 기술적으로 구사한 슈팅으로 왼쪽에서 가까운 골문 쪽으로 공을 꽂아넣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은 조용해졌다. 경기 막바지까지 북을 치며 자국 선수들을 독려했으나 좀처럼 분위기가 올라오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기 전에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인원도 속출했다.

반면 한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목청을 높여 응원가를 불렀다. 요르단 팬들은 더 이상 한국 원정팬들의 목소리를 제압할 만한 힘이 없었다. 요르단은 경기 시작 직전까지 승리를 자신했지만 한국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