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배추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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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는 김치의 주 재료다.
그러나 이후 한국 김치의 간판은 배추 김치로 바뀌었다.
배추 소비가 늘면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많은 배추 생산국이 됐다.
정부가 부랴부랴 중국산 배추를 매주 200t씩 총 1100t을 수입하기로 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졌으나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하는 배추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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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는 김치의 주 재료다. 중국 화북 지방이 원산지인 이 채소는 조선시대까지 한반도에서 잘 자라지 못했다. 한국에서 배추가 널리 재배된 건 육종학의 권위자 우장춘(1898~1959)의 공적이 크다. 일본 도쿄대 박사학위 논문에서 배추의 생물학적 족보를 규명한 우장춘은 1950년 귀국하자마자 배추를 식량 종자 개량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그의 손을 거쳐 병충해에 강한 배추가 탄생하자 김치의 판도가 달라졌다. 이전까지 김치의 대세는 무 김치였고, 서민들은 배추 김치를 맛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후 한국 김치의 간판은 배추 김치로 바뀌었다. 배추 소비가 늘면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많은 배추 생산국이 됐다.
배추는 재배 기술이 향상되면서 면적도 확산됐지만 여전히 날씨와 기후에 매우 취약한 작물이다. 태풍이나 홍수, 가뭄과 폭염 등으로 작황이 나빠지면 시장 가격은 폭등한다. 2010년에는 가을철 배추 가격이 3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올해도 기록적인 폭염과 수해가 겹치면서 포기당 2만2000원짜리 배추가 등장했다. 정부가 부랴부랴 중국산 배추를 매주 200t씩 총 1100t을 수입하기로 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졌으나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하는 배추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을지 걱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 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53.6%에 달해 주요 채소류 중 가장 높았다.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국산 배추가 실종될 위기다. 한반도가 점점 더워지면서 배추의 재배 면적이 줄고 있다.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배추의 재배 최적 온도는 18~21도인데 올해는 고랭지 배추 집산지인 강원도에서도 낮 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가는 곳이 속출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대에는 현재 고랭지 배추 재배 면적의 97%가 사라질 것이라는 게 농촌진흥청의 전망이다. 한국 농가에서 더위에 강한 배추를 길러내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중국산 배추가 가정의 식탁을 점령하게 될 것이다. 제2의 우장춘은 어디에 있는가.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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