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세계가 한국문학 알아봤다" 문학출판계 노벨상 수상 반색 [한강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국내 문학계·출판계에도 놀라움과 기쁨을 안겨줬다.
창비 염종선 대표는 10일 수상자 발표 직후 "한국문학의 쾌거"라며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K문화에서 그동안 영화나 대중음악 등은 익히 알려졌는데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문학"이라며 "한국문학이 이처럼 세계에 알려지고 인정받는다는 것이 문학이 침체된 지금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염 대표는 "한강 작가의 단단한 작품세계는 『소년이 온다』에서는 5·18 광주를, 최근작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는 제주 4·3을 다루는 등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사건을 인간의 내면에 비추면서 예술적 성취를 이뤄냈다"며 "이번 수상은 한국문학의 보편성이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한 것이고, 이제야 세계가 알아봤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인 문학과지성사 이광호 대표는 "한국문학은 세계 문학에서 주변부의 언어, 주변부의 문학이었는데 이를 극복하고는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이 진입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문학계가 서구 남성 위주에서 최근 아시아 여성의 문학에 관심을 갖는 흐름이 있다"며 "한강 작가는 초기부터 인간의 고통과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컸고, 이를 역사적 트라우마와 연관 짓는 훌륭한 역작들이 있기에 세계 문학의 중심에서도 이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시인으로 출발한 한강 작가의 여성적이고 시적인 상상력이 서구 문학에서 새롭게 받아 들여졌을 것"이라며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관련해 "좋은 번역자를 만났고, 그런 번역자들이 관심 가질만한 작품이라는 점"도 꼽았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5년, 10년 안에 한국 작가가 노벨상을 받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습니다. 놀랍습니다."
소설가 김별아 작가는 "예상 못하고 있던 와중에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다들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로 (한강 작가가) 부커상에 이어 프랑스 메디치상 등을 받으면서 기대가 없지 않았다"며 "세대가 바뀐, 상대적으로 젊은 축에 속하는 작가가 받아서 더욱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상을 "한강 작가의 개인적인 영광"인 동시에 "BTS나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등 한국의 소프트파워에 대한 인정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과거에는 한국어는 번역이 힘들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건 문제가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며 "한국 문학과 출판이 힘든 이 때, 앞으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이 와중에 자극이 되고 붐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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