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신약 개발 나서는 글로벌 제약사 VS 임상 실패한 제약사 [팜NOW]
최근 알츠하이머병, 전두측두엽 치매, 파킨슨병을 모두 아우르는 신경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신약 개발 사업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핵심 먹거리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에자이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일라이 릴리의 '키쑨라(성분명 도나네맙)'와 같은 알츠하이머병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후생노동성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신약 개발의 후발주자로 나서는 모든 글로벌 제약사의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신경 퇴행성 질환 신약 개발에 나서는 제약사와, 그중 개발에 실패하며 쓴맛을 다신 제약사는 어디였을까?
◇美 세이지 '달자넴도르', 파킨슨병 이어 알츠하이머병 임상도 실패
미국 제약사 세이지 테라퓨틱스는 신경 퇴행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달자넴도르'를 개발하고 있으나,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에서 최근 실패하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개발을 중단했다.
세이지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달자넴도르의 효과를 12주 동안 위약과 비교 평가한 임상 2상 시험 'LIGHTWAVE'의 주요 결과를 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신경 질환이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원래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단백질이지만,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과 잘못 응집되거나 엉켜 신경세포를 죽이는 독성 단백질로 변할 경우 오히려 신경 세포를 손상한다.
달자넴도르는 동종 계열 내 최초의 NMDA 수용체(뇌세포간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신경 수용체) 양성 알로스테릭(단백질 자리 중 하나) 조절제다. 알로스테릭 조절제란 특정 약물과 동일한 수용체에 결합해 약효를 강·약화하는 작용을 하는 약물을 말한다.
임상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인지·지능을 측정하는 데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웩슬러 성인용 지능검사 4판(WAIS-Ⅳ)'의 임상 84일차 점수였다. 임상에서 달자넴도르 투여군은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임상 시작 시점 대비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세이지는 연구 결과에 따라 달자넴도르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추가 임상·개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달자넴도르의 내약성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달자넴도르가 임상시험에서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세이지는 올해 4월에 달자넴도르를 파킨슨병 환자의 경도인지장애 치료제로 평가한 임상 2상 시험에서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세이지는 달자넴도르를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평가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달자넴도르를 헌팅턴병 관련 인지 장애 치료제로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 'DIMENSION'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DIMENSION 시험의 주요 결과는 연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세이지 테라퓨틱스 배리 그린 최고경영자는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복잡하고 파괴적인 질환으로 경도인지장애나 경증 치매를 앓는 사람을 위한 더 많은 치료 선택지가 필요하다"며 "LIGHTWAVE 시험 결과에 실망했지만, 이 연구가 향후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日 아스텔라스, 아비아도바이오 치매 유전자치료제 권리 확보
한편,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다른 신경 퇴행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제약사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일본 아스텔라스제약은 영국 아비아도바이오의 치매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AVB-101'에 대한 독점 옵션·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VB-101은 리소좀과 뇌의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프로그래눌린'의 돌연변이가 있는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기반 유전자치료제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전두엽과 측두엽 신경세포가 손상돼 발생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의 일종이다. 65세 미만에서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이며, 일반적으로 진단 후 3~13년 이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주로 ▲동사(動詞)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고 ▲마지막 음절 또는 특정 단어·어구를 반복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따라하며 ▲말수가 줄어들고 ▲여러 단어 또는 긴 문장으로 대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폭력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외에도 대소변 실수를 하거나, 늘어난 식욕을 통제하지 못해 살이 찌는 경우도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아스텔라스는 프로그래눌린 변이가 있는 전두측두엽 치매와 기타 잠재적 적응증에서 AVB-101의 개발·상업화 권리에 대한 전 세계 독점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는 옵션을 확보한다. 아스텔라스는 이를 위해 아비아도바이오에 2000만달러(한화 약 270억원)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최대 3000만달러(한화 약 405억원)를 선불 지급하기로 했다. 아비아도바이오는 아스텔라스가 독점 라이선스 옵션을 행사하면 최대 21억8000만달러(한화 약 2조9400억원)의 라이선스 수수료, 마일스톤,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혈압약 먹는 사람, ‘이 음료’ 마시지 마세요… 약효 증폭돼 위험
- 부모님 ‘악력’ 확인해보세요… 약하면 ‘이 병’ 발병 확률 높아
- 그동안 혈당 ‘이렇게’ 측정했다면, 말짱 도루묵
- “다이어트로 몸매 변신하더니, 다시 제자리”… 요요 극심한 스타 5人, 누구?
- 이정현, 무사히 둘째 출산… "나이 때문에 걱정했는데, 회복도 빨라"
-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살 정말 잘 찔까?
- 감기 시즌에 기침·가래약 생산 중단하는 대원제약… 무슨 일?
- 유한양행 ‘렉라자’, 유럽서도 승인 권고… 허가되면 ‘420억’ 수령
- 노원을지대병원 손희중 교수, 아시아‧태평양 척추신기술학회 ‘우수 구연상’ 수상
- 삼성서울병원 스마트헬스케어연구소, ‘제4회 국제심포지엄’ 개최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