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 카르텔‧철근 과잉 주문’ 등 몰랐다…LH, 책임 회피 뭇매 [2024 국감]

조유정 2024. 10. 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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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LH 사장이 10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사진=송금종 기자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 LH, 국토안전관리원, 주택관리공단, 건설기술교육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돌입했다. 주된 질의는 LH를 향했으며 주로 주택 물량 감소, 하자 아파트 증가, 전관 카르텔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LH의 일부 답변에 대해서는 책임회피성 대답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LH “모르고, 또 몰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지난해 철근 누락 아파트 중 최대 70% 철근이 누락됐는데 당초 부족하게 주문한 것이 아닌 설계보다 더 많이 주문하고 반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철근 누락 아파트 23곳 중 21곳에서 2542톤 더 반입했음에도 LH는 이 같은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 많은 철근이 어디로 갔는지는 아느냐”고 비판했다.  이 사장은 “당시 조사를 못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겸직 위반과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LH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사장은 현재 국가비전연구원 이사장으로 등재돼 있는데 겸직 신고가 안 돼있다”며 “겸직 금지 위반사항”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연구원에서 함께 활동한 사람들이 현재 LH 토지주택연구원장으로 있고 국토위 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을 알고 있냐”고 질의했다. 

이 사장은 “국가비전연구원에 정착무 연구원장이 같이 있었다는 것은 몰랐다. 7~8년 전에 그만두면서 인지하지 못했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용산어린이정원 관련해 특혜 의혹과 관련해 발주 지시자에 대한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구체적인 지시자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정 의원은 “당초 2022년 용산 어린이정원과 관련한 계획안에 어린이정원이란 개념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갑자기 2023년 1월27일 용역에서 관련 내용이 추가되는 데 결정한 사람도 없고 LH도 모른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린이정원을 추가를 지시한 사람이 누구냐. 대통령실과 국토부 윗선이냐”고 추궁했다.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송영환 LH 기획조정실장은 이에 대해 “의사결정 과정은 관계기관 협의로 결정했다”며 “대통령실 관리비서관(김오진), 대통령 경호처, 국토부, LH가 협의했다”고 답했다. 이어 “LH 사장이 용산어린이정원과 관련해 현장에 가서 직접 업무 협의를 한다거나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주장했다.

반복되는 전관 카르텔

세 차례 내부 혁신안을 발표했음에도 반복되는 LH 전관 카르텔 문제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LH 전관 특혜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되고 있다. 최근 사례를 보면 2021년 LH가 맺은 매입임대용역 계약 52건 중 41건, 78%가 단 두 업체에 집중됐다. 이는 LH 고위직 전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에도 두 업체와 계약 맺은 게 확인돼. 전관 특혜를 없애려는 의지는 있느냐”고 따졌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해 철근 누락 사건 이후 LH는 혁신안을 3차례 발표했지만 공공주택시장에서 독점 지위를 누리며 땅 투기, 철근 누락 등 나쁜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특정 기업이 지방에서 공공주택지 공급 받는 벌떼입찰이 왜 근절이 안 되냐”며 “LH 전관과 관련해 눈감아주지 않는 이상 이런 현상이 반복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하자 책임도 ‘숙련공 부족‧노조 파업’ 탓

반복되는 아파트 하자 논란에 대해 이한준 LH 사장의 답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 사장은 화물연대, 건설노조 파업과 외국인 근로자 증가로 인한 숙련공 부족을 하자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자 줄이려는 노력보다 책임을 돌린다고 비판을 받았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LH가 공급하는 공공주택 하자 현황을 조사해 보니 2021년 대비 올해 6월까지 상당히 늘었다”며 “일반 하자와 중대 하자를 합산한 결과 2021년 24만8000건이던 하자는 올해 40만4000건까지 늘었다”고 지적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연간 20만건 대던 하자가 지난해 30만건, 올해 상반기 40만건까지 증가했다. 재작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최근 완공한 집들은 3년 전 착공한 것인데 당시 화물연대 노조, 건설노조 파업. 지급자재 납기 지연,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 증가로 인해 하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업체별로 등급을 정해서 하자건수 많은 곳에 대한 제재를 별도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자의 여러 이유 중에 노조 파업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공기 연장되고 각종 공정이 제대로 이행 안 되면 부실 문제가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 사장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노조 파업이 주된 원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냉철하게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지적하자 이 사장은 “LH 직원들의 관리·감독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맞다”고 했다.

내부 직원 사기 저하 우려도

LH 직원들의 자긍심 회복 등도 시급하단 지적이 나왔다.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한준 사장은 취임 후 일부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인해 투기꾼 소리를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 방안 이행 과정에서도 철근누락 순살 아파트와 감리업체 입찰 담합 등이 발생했다”며 “혁신 방안이 옳은지에 검토가 필요하다. 냉정한 시각을 가지고 보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기업문화 설문조사 결과, LH 직원들은 현재 피로도가 높고 자긍심 회복이 우선인 상황으로 보인다”며 “정책으로 땜질이 아닌 회사를 고치는 사장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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