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타수 무안타→13타수 6안타' 황재균, 전문 수비수에서 가을 사나이로 재탄생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침묵을 거듭하던 황재균이 대반전을 만들며 kt wiz를 이끌고 있다.

KT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황재균은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3-1로 뒤진 4회 1사 2루에서 추격의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연장 11회 무사 1, 2루에서 절묘한 번트로 문보경의 야수 선택을 유도하며 끝내기 승리에 발판을 놨다.

또한 지난 6일 2차전부터 시작된 연속 안타 행진을 3경기까지 늘렸다.

사실 황재균은 9월부터 지독한 부진에 시달렸다. 9월 타율이 0.220에 그쳤다. 총 11안타 중 장타는 홈런 하나에 불과했다.

좋지 못한 흐름은 가을야구까지 계속됐다. 황재균은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2타수 무안타를 더하며 총 9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다만 수비에서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 라인업에서 뺄 수 없었다. 팬들도 황재균에게 '전문 수비수'라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반등했다. 2회 2사 3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이번 가을 첫 안타를 때려낸 황재균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신고하며 멀티 히트 경기를 만들었다. 3차전 팀은 패배했지만 황재균은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제 황재균은 올 가을 제일 뜨거운 사나이가 됐다.

4차전에도 안타 하나를 추가한 황재균은 준플레이오프 타율 0.400으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2차전부터 계산하면 13타수 6안타 타율 0.462의 맹타다.

이강철 감독은 "안타가 나온 뒤로는 스윙이 달라졌다. 많이 편해졌나 보다"라고 밝혔다. 2차전 8번까지 내려갔던 타순도 3차전 5번, 4차전 6번으로 이름값에 걸맞은 위치로 올라왔다.

KT는 내일(11일) LG와 운명의 5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 승자가 플레이오프로 진출,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부를 펼친다.

LG는 'KT 천적' 임찬규를 선발로 예고했다. 임찬규는 정규시즌 KT전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강했다. 지난 2차전에서도 5.1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임찬규 공략의 키는 '황재균'이다. 황재균은 정규시즌 임찬규 상대로 5타수 2안타로 강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유일하게 임찬규에게 2안타를 뽑아냈다.

KT는 벌써 이번 시즌 세 번째 '엘리미네이션 게임'을 펼친다. 엘리미네이션 게임은 1패만 해도 떨어지는 벼랑 끝 상황을 의미한다. KT는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바 있다. 네 번째 엘리미네이션 게임에서 황재균이 어떤 활약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