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모자라 정부가 찍어낸 재정증권, 3분기에 역대 최대
정부가 매달 모자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찍어내는 ‘재정증권’ 규모가 올 3분기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달이 쓰는 돈(세출)에 비해 거둬들이는 돈(세입)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면서다. 세수 결손으로 올해 나라 살림 적자는 지난해보다 18조원 이상 증가했다.
10일 기획재정부가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정부가 발행한 재정증권 규모는 총 49조7800억원이었다. 지난해 1년간의 발행액(44조5000억원)보다 5조원 이상 많은 규모다. 재정증권은 정부가 단기적인 국고 부족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발행하는 단기 차입 수단의 하나다. 정부는 재정증권과 함께 한국은행으로부터의 일시차입 등으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
불어나는 이자 부담

올해 재정증권 발행 증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벌써 작년 규모에 육박한다. 1~3분기 재정증권 이자액은 2737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이자액(2747억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불리는 한은으로부터의 일시차입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1~3분기 한은의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은 152조6000억원이었다. 이에 따른 이자액은 1936억원에 이른다.
법에 따라 정부는 자금을 조달할 때 한은에서 빌리기보다 재정증권을 우선적으로 발행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재정증권보다 3배 많은 돈을 한은에서 빌렸다. 재정증권보다 한은 일시차입이 이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이에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 정부에게 쓰도록 주는 ‘재정의 화폐화’가 발생했다는 비판도 있다.
정부의 계속되는 세입과 세출의 불일치 운영은 추가적인 재정증권 발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내내 세입은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덜 걷혔고, 세출은 예정보다 빠르게 집행했다. ‘신속집행’의 명목으로 정부는 올해 4분의 1이 지난 3월까지 연간 예산의 약 3분의 1(진도율 32.3%)을 썼다. 기재부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세입·세출의 간극을 채우기 위해 재정증권과 한은 차입을 활용한 것”이라며 “오래 빌리는 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나라 살림은 84조 적자

세입·세출 간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세금 수입이 확보돼야 하지만, 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29조6000억원 부족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안도걸 의원은 “늘어난 이자로 인해 국가의 재정 여력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며 “정부는 감세를 고집하기보다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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